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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use Apr 28. 2024

나뭇잎에도 질서가 있다

경이로운 자연의 이치

식곤증이 밀려와 잠깐 나와서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갔다. 멍 때리며 하늘을 응시하고 있는데 내 시야에 들어온 나무 위의 이파리들. 쳐다보고 있으면서도 그 명칭이 침엽수인지 활엽수인지조차 모르는 나는 식물 앞에서 눈뜬장님이다. 그런데 이 나뭇잎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 모양이 매우 질서 정연함을 알 수 있다.


나뭇가지의 구조를 살펴보면 줄기를 기준으로 잎새들이 서로 겹치지 않고 일정한 간격으로 자라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또 잎새의 구조를 살펴보면 주맥을 기준으로 가느다란 측맥들이 뻗어져 나감을 알 수 있다. 잎새의 크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그래서 더 자연스럽고 인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다.


누가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질서 있게 자라는 만물과는 달리, 법과 통제 아래 놓여 있어도 틈만 나면 질서가 깨어지는 인간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풀잎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잠깐 가져보았다. 그저 말없이 순종하며 질서 있게 잘 자라주는 나뭇잎이 기특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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