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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use Dec 22. 2023

괜찮아, 사랑이야

누구에게나 마음의 병은 있다

가끔 언니를 통해 취향저격의 노래를 발견할 때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인 CRUSH의 ‘잠 못 드는 밤’이라는 곡이 있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ost로 이렇게 달콤한 노래를 삽입곡으로 담고 있는 이 드라마는 또 얼마나 달달할까 하고 즐겨찾기에 킵해두며 언젠가는 꺼내 봐야지 했던 드라마를 비로소 드디어 봤다.



사실 드라마 애호가는 아니다. 단기 집중력에만 강한 터라 드라마나 소설, 웹툰 등 내용이 첫 화부터 이어져 있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 연속물을 잘 못 보기도 한다. 그래서 예능이나 영화, 혹은 수필집 위주의 단편성 매체물만 주구장창 봤는데 이번에 재택근무를 겸하게 되면서 드라마를 맘먹고 보기로 했다. 장기 집중력이라는 에너지를 쏟기로 결심을 하고.


단순 킬링타임 용으로 보는 거라면 OTT 플랫폼에 넘쳐나는 아무 콘텐츠나 봤겠지만, 이제 추운 겨울인지라 나의 감성을 건드려 줄 자극제가 필요했고 ‘손예진’, ‘공효진’, ‘신민아’ 등 내가 믿고 보는 배우의 작품들을 하나씩 클리어하고 싶었는데 그중에 공블리의 드라마를 먼저 고르게 되었다. 특히나 공효진은 타고난 패션센스와 스타일링으로 시청자들에게 한층 더 시각적인 흥미를 제공해 준다.






서론이 길었고,

이 드라마의 개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상처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동고동락 이야기


주인공들은 각자마다 아픔을 가지고 있다.

 

어릴 때 엄마의 불륜현장을 목격 후 성인이 되도록 불안장애와 관계기피증을 앓고 있는 해수(공효진)

의붓아버지의 폭행으로 침대에서 자지 못하고 몇몇 색깔에 집착하는 강박증을 갖고 있는 재열(조인성)

결혼 3개월 만에 이혼했지만, 극 중에서 유일하게 당장 해결해야 할 요소가 없는 동민(성동일)

7살 때 처음 투렛 증세 발병 후 부모가 처방을 방치하여 성인이 되도록 장애를 갖고 있는 수광(이광수)


이렇듯 등장인물들은 각자만의 사연이 있고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들은 서로의 아픔을 감싸주고 보듬어주며, 각자의 상처를 치료해주기까지 한다. 물론 드라마라서 설정의 요소가 짙긴 하지만, 우리도 이들처럼 마음의 상처를 하나쯤 갖고 있는 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생채기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우울증, 조현병, 공황장애, PTSD(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등 정신의학 용어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접해볼 수 있다. 그만큼 마음의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의학의 기술과 삶의 질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그와 비례하게 현대인의 질병도 늘어나는 추세니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가 없다.




괜찮아, 사랑이야


또한 이 드라마를 보려고 결정한 데에는 닉값도 한몫했다. 제목에서 말하는 “괜찮아”라는 표현은 내게 큰 묵직함으로 다가왔다.



마치 실수를 한 어린아이에게 엄마가 등을 토닥이면서 “괜찮아”하고 안심시켜 주는 것처럼, 이보다 더 따뜻하고 안정적인 말이 어디 있을까. 이 드라마 제목 앞에 “괜찮아”를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어른이라고 해서 위로받을 일이 없는 것이 아니며, 실수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어른도 괜찮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 우리들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관계기피증 때문에 해수가 자기를 밀쳐내도 덤덤하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던 재열처럼, 정신병을 앓고 있는 재열을 보고서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해수처럼, 사랑은 상대가 갖고 있는 상처에도 반감을 갖지 않고 곁에 있어 주는 것. 사랑은 모든 것을 괜찮다고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또한 서로의 결점에도 상대방을 떠나지 않고 기다려주는 이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나도 누군가가 내게 호감 표시를 하면 회피하고 거절하기에 급급했다. 어쩌면 그 사람은 문제가 없었는데, 정작 내 마음에 흠이 있어 상대방을 마음에 들일 자리가 없었나 보다. 하지만 해수와 재열을 통해 사랑은 서로의 상처에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고, 두려워할 존재가 아니라 직면해야 하는 것임을 배우게 된다.







그러니 내게도 불쑥 그러한 사랑이 찾아왔을 때

지레 겁먹어서 도망가지 말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괜찮아, 그건 바로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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