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의 [금융] 이야기_금융용어사전 18
금투세는 정말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정확히 말하면 금융투자소득세인데요. 주식이나 펀드 같은 투자 성향의 금융상품으로 정해진 수익을 넘겼을 때 내는 세금을 말해요. 국내주식 5000만 원, 기타(해외주식·채권·ELS 등) 250만 원을 넘기면 3억 원 이하에서는 22%(지방세 10% 포함), 3억 원 초과에서는 27.5%(지방세 10%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금투세는 전임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한 바 있고요. 본격적인 시행은 2023년 1월부터 예정돼 있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유예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제도죠. 정부와 여당에서 금투세 폐지를 주장해 왔는데 결국 더 많은 의석을 보유한 야당 대표도 여기에 동조하기로 했습니다. 금투세는 시행해보지 못하고 폐지될 예정인 거죠.
금투세를 걷기로 한 지난 정부의 논리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형평성의 원칙이 주식시장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관점에 있습니다. 우리가 일을 해서 돈을 벌어도 세금을 내고, 부동산을 갖고 있어도 세금을 내죠. 물론 주식시장에서도 세금을 걷지 않았던 것은 아니에요. 주식을 팔 때마다 판매액의 0.23%를 증권거래세를 내야 했고요. 한 종목의 주식을 10억 원 이상 갖고 있거나, 대주주(코스피 기준 전체 주식의 1%, 코스닥 기준 전체 주식의 2% 이상 소유자)에게는 양도소득세(수익의 20%, 3억 원 이상이면 25%)를 부과하고 있었죠.
하지만, 증권거래세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손절할 때도 돈을 낸다는 거죠. 과세의 기준이 '수익'이 아닌, '거래'에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보고 파는 주식에도 거래세가 붙어요. 그래서 증권거래세를 없애는 대신, 금투세를 걷자는 논리로 발전한 것이에요. 물론 양도소득세 역시 금투세에 합쳐지고요.
특히 증권거래세는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기에,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금투세 도입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조금씩 금투세에 대한 기류가 바뀐 것이에요.
금투세 폐지에 대해서, 금투세 찬성론자들은 금투세 시행으로 세금을 내야 하는 대상은 국내 투자자 중 1%(약 15만 명)밖에 되지 않는데, 모든 투자자에게 과세하는 것처럼 과한 공포심을 부추기는 꼴이라고도 얘기해요. 그리고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에서도 증권거래세가 아닌, 양도소득세(금투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요 참고 사례로 활용하고 있어요.
이번 정부와 여당이 주장해 온 금투세 폐지에 야당이 동조하게 된 것은 국내 주식시장의 불황 때문이에요. 코스피 지수가 2500선으로 내려앉는 등 증시 상황이 얼어붙은 것도 금투세 폐지론에 힘을 보탰어요. 금투세를 도입한다면, 지금도 매력이 떨어지는 투자처로 인식되는 국내 주식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는 거죠.
우선, 금투세를 내지 않으려면, 5000만 원 수익이 넘어서기 직전까지만 치고 빠지는 전략을 쓸 텐데 이 투자주기가 너무 짧아져 마치 코인시장처럼 불안정한 단기 투자처로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요.
금투세 과세대상이 국내 투자자 중 1%라고 해도 그들이 투자한 금액이 자그마치 15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 금액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 다른 투자처를 찾게 된다면,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더 하락해 금투세와는 별개로 개인투자자들의 수익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어요.
특히, 금투세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에는 적용되지 않아요. 오로지 개인투자자에게만 적용되죠. 아무래도 대다수의 국민들이 적은 금액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처가 주식시장인지라, 개인투자자 심리 = 민심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도 지지율과 직결된 이 문제를 쉽게 판단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야당에서 금투세 폐지에 동조하자마자, 코스닥과 코스피 지수는 일제히 올라 주식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는데요. 하지만 캐빈이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소식으로 인해 관세 등 보호무역 조치가 실행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관련 기업들이 핵심인 국내 증시가 다시금 하락세에 접어들었습니다. 오히려 급등하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이나 코인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고요.
금투세 폐지는 결국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게 될까요. 캐빈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업데이트되는 이야기가 있다면 바로 전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