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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향나무 Apr 08. 2024

TO. 주변들

요즘 세상을 좀 따뜻하게 보고 싶다.


세상이 따뜻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따뜻함 보단 미지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내가 살고 있는 곳인데

차갑다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감정 변화가 너무 심할 때는

내 감정에 내가 기가 빨렸다.

하루에도 오락가락하는 감정에 쫓겨 숨이 찰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주변을 돌아보고 신경 쓸 정신도 기운도 없다.

그런 날이 잦아지면 그나마 미지근하게 본 세상도 차갑게 느껴졌을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이상한 불똥은 주변사람들에게 튄다.




그럴 때면

그들은 그냥 나를 받아준다.

다독이기도 하고

아무 말 없이 듣기도 하고

기다리기도 하고

걱정하기도 하면서

불안정한 그런 나를

그냥 받아준다.



그냥인 줄 알았던 그들의 말과 행동들은

지나고 나니 단순한 그냥이 아니었다.

한참 뒤에야 알았다.

한참 뒤에야 알아차리고 그제야 반성했다.



나로 인해

기분이 나빴을 수도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약속이라도 한 듯이

한 명도 빠짐없이 날 받아줬을까

그런 사람들 덕분에

미지근한 세상이 따뜻해졌다.

그런 주변 덕분에

세상을 따뜻하게 보고 싶어졌다.




다들 그런 생각을 들게 하는 ‘주변’이 있었으면 좋겠다.

다들 세상을 따뜻하게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그게 사람이든 글이든 동물이든

뭐든 상관없으니

모두 그런 주변이 있길 바란다.

        




TO. 주변들

너는 내가 세상을 따뜻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덕분에 요즘 세상이 따뜻하게 느껴져.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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