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2
Episode 2. 버스 자리
시험이 끝나고 버스 안이었다. 정신없이 가족과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있었다.
내 옆에 젊으신 할머님이 서서 계셨다. 뭔가 비켜줬으면 하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짐이 너무 무거워, 애써 외면했다. 괜히 마음이 불편해, 통화가 끝나면 비켜드려야지 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은 후, "앉으실래요? 언제 내리셔요" 라고 여쭤봤다. 이미 내가 빨리 안 비켜줘서 기분이 상하신 것 같았다.
그래서 아, 뭐야. 배려를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인가? 생각했지만 재차 여쭤봤다.
나 : "언제 내리셔요?"
할머님 : "한참 가야해요."
나 : "여기 앉으세요. 대신 제 가방 안아주실 수 있을까요?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요."
그 분이 앉으셨다. "가방이 좀 무겁긴 하네요."
그리고 감사한 마음이 드셨는지, "감사해요. 그리고 재차 예쁘게도 생겼네. 마음도 예쁘고."라고 말씀해주셨다.
어딜 다녀왔냐고 여쭤보셔서, 시험을 봤다고 하니, "똑똑하게 생겼네. 회사시험?" 이라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웃음으로 대답했다.
이제 내린다고 말씀드리니, "고맙다고. 좋은 일만 있을 거에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감사합니다"라며 대답하며 속으로 할머님도 웃으니까 참 아름다우세요.라고 마음으로 외쳤다.
경계를 지닌 이들에게, 경계로 부딪히는 것이 아닌 따스함으로 그 뾰족함을 녹여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