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3, 4
Episode 3. 초코 우유
친구 집 근처였다. 영하 12도까지 내려가 상당히 추운 날이었다.
마스크를 안 쓰시고, 오래 씻지 못하신 듯한 할아버지가 자전거 바구니에 담긴 상한 음식을 드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위생이나, 건강면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 노출되신 것 같았다.
내가 마실 음료수를 사러 가는 길, 음식을 좀 사드려야겠다 했는데 바보같이 깜빡하고 나와버렸다 ..
다시 가보니, 음식물 쓰레기통을 기웃거리신다. 깜짝 놀래서, 가방에 있는 초코우유를 하나 드리고 마스크도 드렸다.
마스크 있다며 괜찮다 하셨는데, 그냥 드렸다.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하시며 따뜻한 웃음을 내보이셨다.
부디 따뜻한 환경에서, 따뜻한 음식을 먹으며, 할아버지의 건강을 지키셨으면 좋겠다.
기도 드려야지. 아차, 그리고 음식들을 더 못 사드려서 죄송했다.. 항상 가방에 맛있는 것들을 들고 다녀야겠다.
Episode 4. 수레
역시나 오늘도 할머님들이 보인다. 수레를 끌고, 폐지를 줍고 다니시는.
내가 여태 살던 동네에서는 수레를 끌고 다니는 분들이 잘 안 계셨는데 여기서는 흔히 보이는 풍경이다.
어제 대설로, 길이 미끄러웠다. 수레는 무겁고 길은 미끄러워 횡단보도 그리고 보도 사이의 턱이 높아 올라오지 못하셨다.
처음엔 왜 계속 저렇게 계시지? 했는데 미끄러워서였다. 정말 위험한 상황이었다.
아차하고, 바로 수레를 끌어 도와드렸다.
그래도 따뜻했던 건, 나뿐만 아닌 다른 분들도 뒤에서 밀어주셔서 빨리 수레를 올릴 수 있었다.
세상은 그래도 살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