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드 아웃 2'
20대에 심야영화로 3번이나 봤던 작품이자 힘들었던 나의 마음을 추스르게 해 주었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가 개봉했다고 해서 피곤해 죽는 한이 있어도 보겠다며 결심! 잠을 줄이고 영화를 보러 갔다. 엘리멘탈에 이어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며 말이다. 평일 낮의 영화관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훨씬 없어서 더 한적했고, 조용히 영화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이번 시즌에는 이전에 나오지 않았던 감정들이 나온다. 불안, 당황, 따분, 불안이다. 이 중에서도 이번 편은 불안에 초점이 많이 맞추어져 있는데, 라일리가 사춘기가 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사춘기 시기를 겪으며 자신들의 여러 경험과 감정이 신념이 되는 스토리도 함께 주를 이루는데 이 부분에서 나는 무릎 탁! 을 할 수밖에 없었다. 캐릭터들은 언제 봐도 정이 간다. 버럭이 까지도...ㅎㅎㅎ
어른이 되는 건 이런 건가 봐.. 기쁨이 줄어드는 거.
영화를 보며 나의 감정은 어떤지 돌아봤다. 나이가 들수록 불안, 까칠, 슬픔이가 감정의 주를 이루는 것 같아 괜히 속상했다. 나의 사춘기를 돌아봐도 불안이라는 감정에 휩싸여 완벽하고 싶은 욕심에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부단히도 노력했던 것 같아 어른이 된 내가 사춘기의 나를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가 중요해.
성인이 된 이후로는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했던 것 같은데, 여전히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가 중요함을 알려주었던 대사였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끊임없이 성장발전하는 영혼이기 때문에.
기쁨이 가는 곳엔 슬픔이도 같이 가야지.
슬픔이의 대사였는데, 시즌1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더 뭉클했을 장면이다. 그리고 인생에는 기쁨과 슬픔이 언제나 공존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알려주었던 대사라 더 와닿기도 했다.
살면서 실수는 할 수밖에 없어. 그게 우리 평생을 괴롭히지 않을 거야.
맞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며 성장한다. 그리고 그 실수가 나를 평생 괴롭히지 않도록 잘 달래주고, 극복해야 하는 것도 인생의 퀘스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니 조금 편하게 마음먹으며 살아도 된다고 위로하는 것 같아서 뭉클했던 대사.
개인적으로 인사이드 아웃 1 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스토리도 구조도 대사도 좋았던 2. 속편이 재미있기 쉽지 않은데 이번 영화는 한 번 더 보고 싶을 만큼 마음이 쏙 들었다. 그리고 언제나 불안을 안고 사는 나에게 이렇게 전달해 주는 것 같았다.
"그냥 좀 못해도 괜찮아. 뭐 어때?"라고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몇 번이나 울컥할 만큼 인간의 약한 감정들을 잘 건드려주는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나의 불안함을 꼭 안아주라고, 나의 모든 감정들을 받아들이고 토닥여주라고 잔잔한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 마음이 헛헛한 어느 날 밤에 다시 한번 보러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