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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피 Mar 09. 2024

커피 모임

모임을 만들다

서울에 올라오면서 꼭 해야겠다는 것 중 하나가 카페 탐방이었고

유명한 카페들은 모두 가보고 싶었다.


처음 몇 달은 혼자 카페를 찾아다녔는데 언제부턴가 나의 생각들을 공유할 사람이 없다 보니

무언가 아쉽기도 하고 혼자이다 보니 귀찮으면 패스하게 되는 날도 허다했다.


그래서 모임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어플을 통해 모임을 만들었는데 사실 이 전에는 어플 모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이상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불안감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직접 모임을 만들었고 타 모임과는 다르게 조금 커피에 진지한 모임을 만들었다.


대다수 카페 관련된 모임들은 카페에서 수다 떠는 모임이 다수였기에 내가 원하는 성격의 모임을 

찾기보다는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었다.




모임을 개설하고 2달 동안은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3달쯤 되었을 때 한 분이 문을 두드려주셨고 원래 3명 이상 모이고 시작하려던 모임은

급하게 1:1로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시작된 모임이었고 생각보다 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커피에 대한 토론을 기대했지만 (거창하진 않아도) 상대가 커피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커피에 대한 이해의 폭이 달랐다. 


그런 부분에서는 실망도 있었지만 이것은 당연한 결과였고 내가 타협을 봐야 하는 부분이었다.

커피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은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나는 내 모임의 목표를 살짝 수정하기로 했다.


앞으로 새로 들어올 사람이 커피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라고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인 분들의 수준이라고 가정을 하고 그들이 느끼는 탐방하는 카페의 좋은 점, 아쉬운 점들을 공유해 보는 것. 그것을 내 모임의 목표로 했다.


나는 커피를 하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사람들이 느끼는 카페에 장, 단점들을 들어보면 일을 하는데 그리고 나중에 창업을 하게 되었을 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더 나아가서 카페를 자주 가지만 커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커피에 대한 지식을 알려드리면서 커피를 마시는 재미의 폭을 넓혀드리고 싶었다. 


지금은 회원수가 적어서 큰 콘텐츠는 만들 수 없지만 나중에 일정 이상 인원수가 모인다면 공간을 대여해서 커핑이나 내가 직접 내린 커피를 같이 마셔보는 활동도 만들어보고 싶다.


이번 모임을 만들고 진행해 보면서 느낀 점이 너무 많은데 간단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카페에서 커피에 대해 토론하고 카페를 리뷰해 보는 활동은 생각보다 어렵다.

2. 카페에 모이면 결국 수다로 바뀌는 건 순간이다.

3. 어떤 활동/ 대화를 할지 미리 준비하는 게 여러모로 좋아 보인다.

4. 나는 생각보다 내가 하는 여러 활동들을 설명하고 자랑(?) 하는 걸 좋아한다.

    (조금 줄여보자.. 나보다 남의 이야기를 듣도록 노력해야겠다)



모임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시작이 반이라고 조금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 것 같다.

분명 나중에 인원이 많이 모이게 된다면 다양한 활동들을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인데, 비록 운영장의 역할을

중요하고 힘들겠지만 나중에 다 나의 경험 재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 설레고 벌써부터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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