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크 입문과 방구석 법인 설립기
매도자가 되기로 결심했으면 순서는 사는 게 먼저다.
매도=파는 것, 매수=사는 것
이것도 헷갈려서 공책에 적어가며 외웠다.
집 사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내가 정말 모르는 것이 많은 천둥벌거숭이구나!
난생처음 빚을 지니 돈을 쓸 때마다 무슨 죄인처럼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그 당시 친구 모임에서 여행을 간다는데
30만 원씩 회비를 내는 것도 마음의 여유가 나지 않아 돈이 없어서 못 간다고 하니까 친구들은 핑계를 댄다고 오해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행 갈 돈은 없다면서 집을 하나 더 사야 할 거 같다고 했으니 이게 무슨 미친 소리? 같았을 것이다.
그렇다.
돈은 없었지만, 추격 매수에 마음이 쫓기고 있었다.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집값에 정부는 발 빠르게 규제책을 내놓고 있었고,
그중 하나가 중도금 대출조건에 추가 주택 매수 금지 조항이었다.
대출받기 전에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서 2주택자가 되면 입주 시 매도를 조건부로 중도금 대출은 가능했기에 급하게 하나를 더 사놓자 싶었다.
초보의 과속이 얼마나 위험해 보이는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못 샀고, 샀으면 수익 났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의왕까지 간 남편과 나는 2개 단지의 급매 2개를 비교하며 고민했지만
보름 사이에 5천 오른 것에 배팅하지 못했다.
그 후로 5억이 오르는 한 치 앞을 못 보고..
그렇게 2 주택자의 기회는 날아가고 중도금 대출에 사인을 하게 된다.
부동산을 알면 알수록 내가 (또는 뇌가)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돈을 벌어야 살 수 있을 거 같아서 재취업을 알아봤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부동산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려면 한 명이 고정수입을 맡고, 한 명이 공부를 하자. "
단순하고 용감했던 나는 "그래! 집 못 사게 하면 땅 사지 모~"
남편은 " 부동산 경매라는 것이 있는데 이 분야 1인 자래~”라고 하면서 책 2권을 선물해 줬다.
송사무장님의 ‘부동산 경매의 기술’
풀하우스님의 ‘대한민국 땅따먹기’
그렇게 책에 빠져들다 행복재테크 (행크)에 가입을 했다.
2019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진짜 선물은 행크였다.
닉네임 변천사 : 레드님 -> 레드나 -> 엘샹어
부동산의 끝판왕이라는 토지 수업을 생 초짜가 들으니, 반은 알아듣고 반은 흘러갔다.
그저 부동산을 배울 수 있는 교육 기관에 와 있고,
관심 있는 사람을 만나서 대화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좋았다.
토지는 모든 부동산의 근간이기 때문에 단순히 땅 투자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었다.
내가 건물이나 상가를 사게 되던, 아파트, 다가구, 주차장 등등 모든 부동산이 땅 위에 지어지는 것이 아닌가?
토지 공부는 필수였다.
공부의 순서가 맨 앞이라 다 소화를 못한 내가 아쉬울 뿐..
함께 수업을 듣는 분들은 보통 경매 기초부터 중급, 과정을 거쳐 상가 수업도 들으시고 투자의 경험도 많은 분들이었다.
고수분들께 실전 꿀 정보를 얻었으니, 바로 법. 인. 설. 립.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었잖아!!!
참.. 쓰면서도 황당한 것이 토지 수업이 1/12~2/16일이었는데 2/20일에 경매 초급반 수업과 법인 설립을 동시에 시작했다.
(기록이 이렇게 중요하다)
법인 운영하시는 선배님들이 셀프가 간. 단. 하고 무료라고 하길래 일단 셀프로 설립할 수 있는 사이트부터 가입했다.
하지만, 내 인생에 개고생은 디폴트라 코로나 휴원이 동시에 시작되었다.
미취학 아이 두 명과 밀접 접촉한 채로 법인 셀프 설립을 하는 것은 마치 전쟁터같았다.
그래도 나에게 정보를 주신 분들이 너무나 감사해서 나도 누군가에게 정보를 주고 싶은 마음과 의무감도 들었기에, 나 또한 법인 설립기 연재를 했고, 그 당시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꽤 많았다.
코로나 휴원으로 아이 둘 가정 보육을 하면서 법인 설립을 진행해야 했기에, 절차의 목표는 오프라인 업무는 최소로, 온라인 업무는 최대로 였다.
집중하면 1주일 안에 모든 설립 과정을 마칠 수 있지만, 나는 2주나 걸렸다.
'온라인 법인설립 시스템'이라는 사이트에서 설립을 시작했는데, 스캔을 하거나 인증이 필요할 때 계속 오류가 났다.
고객센터 전화를 50번은 넘게 한 거 같고 오류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순서에 대해 블로그와 행크 연재에 적어두기도 했다.
이런 데서 경험 나눔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그 와중에 등기소는 직접 가야 해서 애들 영화 틀어주고 뭐에 홀린 사람처럼 운전해서 다녀오기도 했다.
다행히 사업자등록은 온라인으로 가능했지만, 세무서는 직접 방문해야 했기에 또 영화에 육아를 의존했다.
대망의 법인 통장을 만드는 은행 방문기는 방구석 법인 설립 연재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이었다.
남편의 코치가 신의 한 수였고, 나는 배우처럼 연기를 잘 해냈다.
은행에서 연기했던(?) 스크립트는 그대로 남겨본다.
포인트
1. 작아지지 말 것
2. 직원분 실적에 도움이 될 것
3. 도움이 되면서 귀찮게 하지 말 것
여성 직원분과 마주하게 됩니다.
me : 안녕하세요. 법인통장 개설하러 왔습니다.
직원 : (탐탁지 않음) 안녕하세요. 앉으세요.
-> 법인통장 개설은 일 많고 시간 오래 걸리는데 리스키하고 실적 안 잡혀요.
me : 코로나로 마스크 쓰고 업무하기 힘드시죠?
직원 : 그래서 마스크 계속 쓰고 업무 보겠습니다. 양해해 주세요.
me : 네 그럼요~~
사전에 필수 서류 확인차 연락드렸었고, 필요한 (투명 파일에 넣은 것 건네며) 서류는 여기 있습니다.
직원 : (검토하며) 서류 쓰실 것이 아주 많아요.
me : (서류를 쓰면서) 통장 만들면, 제가 국민은행은 처음이라 KB카드 중에 생활할 인용으로 추천 부탁드릴게요.
실적에 도움 되시는 걸로 가입할게요~~~^^
그리고 자유입출금식 MMF 상품도 가입하고 싶은데, XXX 원 바로 입금하고 자금 운용하려 합니다.
이건 제가 모바일로 가입하면서 추천인에 직원님 성함 넣을게요.
-> 손 안 대고 코 풀게 해드립니다.
직원 : (빵긋) 통장이랑 법인카드도 함께 만드시죠?
me : 카드는 4개 발급될까요? 직원 채용 계획이 있어요~ 채용되면 급여 통장도 직원님께 부탁드려야겠어요^^
직원 : (빵빵긋) 통장 한도는 어느 정도로 해드리면 되나요?
-> 올 것이 왔다! 한도 뚫기
me : 저희 회사에서 신규로 부동산업이 추가될 예정이라 한도를 최대한으로 높이고 싶습니다.
부동산 정책이 변경되어서 사정상 제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도 법인에서 인수할 계획이고요.
- >몇~~년 후가 되겠지만 롸잇나우 할 것처럼요
직원 : 잠시 지점장님께 상의드리고 오겠습니다.
(잠시 후) 최대 5억이면 될까요?
me : 1회 5억 말씀하신 거죠~? 통장 한도는 10억 정도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직원 : (최종상의 후) 10억으로 설정해 드렸습니다.
더 궁금하신 분들은 연재했던 블로그 링크를 통해 둘러보시면 좋을 것 같다.
<셀프 법인 설립 과정>
1) 셀프 법인설립 전 준비하기
https://blog.naver.com/yooyj0319/221845746136
2) 셀프 법인설립(법인등기)
https://blog.naver.com/yooyj0319/221849109036
3) 셀프 법인설립 등기소 방문
https://blog.naver.com/yooyj0319/221859164706
4) 사업자등록증
https://blog.naver.com/yooyj0319/221865521171
5) 법인통장+카드 발급
https://blog.naver.com/yooyj0319/221867495940
6) 온비드 법인가입 및 범용 인증서 발급
https://blog.naver.com/yooyj0319/221871287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