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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찬영 Dec 07. 2023

생각만 했던 독서 모임 참여 1일 차!

-책을 같이 읽는다는 건-


 내 주변사람들과 남들은 안 믿을 수 있지만, 나의 여러 취미 중 꾸준히 하고 있는 하나를 꼽으면 독서이다. 

내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면 다들 놀라곤 한다...ㅎㅎ


 나는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다. 베스트셀러부터 음악, 미술 등 나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의 책까지 다양하게 읽는다. 내가 배워본 적도 없고, 쉽게 접하지 못한 주제들에 대해 그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배움을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친구나 동료, 혹은 뉴스로 접하는 작고 얕은 정보에 대해서 깊이를 채워 줄 수 있는 것도 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나의 독서에 대해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한 달에 1~2권, 많게는 3~4권의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정보와 배움을 얻지만 그러한 정보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이다. 물론, 독서를 통해 배운 것을 내 삶에 활용하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해도 괜찮다. 어찌 됐던 읽는 것만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번 나는 정보를 활용했으면 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다.  


  책의 내용이나 책을 읽고 정리한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 사람들이 느끼는 다양하고 독특한 생각들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독서의 완성은 결국 그러한 교류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여러 갈래로 생각해 보며, 그러한 종합적인 내용을 나 스스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독서 모임을 계획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한 독서모임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주변에 독서를 즐겨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모임이라는 것에 조금은 부담과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아쉽지만 몇 개월 동안 독서 모임에 대한 생각만 하고 실현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서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분의 스토리를 보게 되었다. 과거에 프로젝트 미팅 차 만났던 분이셨는데, 나도 모르게 그분의 피드에 들어가 독서모임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독서모임은 솔직하게 말하면 나를 많이 놀라게 했다. 6~7명 정도는 소규모 인원이었지만 벌써 기수로 하면 4기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독서 모임에 대한 신청을 받는 구글 폼, 독서모임에 대한 홍보,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형식, 그리고 어떤 책으로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독서를 해야 할지까지 철저하게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매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내가 평소 생각했던 모임과 조직에 대한 요소들을 몇 가지를 가지고 있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모임과 조직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이 독서모임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만들고 싶던 방향이었고 그 방향에 대해서 미리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형식을 배워볼 필요가 있었다. 이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나에게는 새로운 독서라는 생각을 했다. 바로 실례를 무릅쓰고 개인 톡으로 독서모임에 관심이 있다고 연락을 보냈다. 다행이게도 독서모임의 새로운 기수를 뽑으려던 참이었다는 답장을 받았다. 그래서 새로운 기수를 뽑는 기간에 나는 정식으로 신청했고, 소정의 모임비용을 내고 독서모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12월 4일 월요일 아침, 5시 22분


매번 7시 알람에도 일어나지 못하던 내가, 알람소리도 아닌 나의 의지로 5시 22분에 일어났다. 최근에 이렇게 빨리 일어난 건 새벽에 급하게 업무 차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야 하는 날밖에 없었다. 물론 알람에 일어났다. 알람 없이 의지로 벌떡 일어나다니... 나 자신에게 스스로 놀라버렸다. 아마도 ‘구글밋’을 켜고 7시부터 7시 30분까지 독서하는 시간을 가지는 모임의 규칙을 지키는 데 있어서, 설렜던 부분도 있고 나름 카메라를 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어서 일찍 준비하고자 몸과 정신이 반응했던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일찍 일어났다는 생각에 다시 잠에 들려 누워 이불을 얼굴까지 덮고,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깨어버린 정신이 너무 맑은 상태라 잠은 오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스트레칭을 하고, 따뜻한 커피를 만들어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7시가 되자 ‘구글밋’에 사람들이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이라 자기소개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한 과정 없이 다들 바로 독서에 들어갔다. 이 부분이 참 맘에 들었다. 생각해보닌깐 7시에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규칙적인 독서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다고 해서 인사를 하는 과정은 너무 구닥다리였다. 다음에 인사할 기회는 수없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자연스럽게 아이패드에 미리 다운로드 한 첫 번째 책인 ‘해적의 시대를 건너는 법’을 읽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30분 독서는 매우 짧게 느껴졌다. 최근 중에 머리가 가장 맑은 상태였고, 가장 집중도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었다. 이후 30분이 되자 다들 빠르게 퇴장했다. 다들 자신의 하루를 준비하기 위한 발 빠르게 준비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나도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샤워를 하고 출근준비를 했다. 

 아침에 엄청 빠르게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하루 일상이 피곤하지 않았다. 오히려 좀 더 활기차고, 내가 왜 이러지 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월요병이라는 것을 맹신할 정도로 월요일에 정신을 못 차리던 나였는데 신기하리만큼 그날만큼은 그러지 않았다. 

(아마 책에서 맑은 정신상태로 보자라는 글이 반복적으로 나와 있는 것도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저녁을 먹고 혼자 해야 할 일을 하고 남은 시간에 아침에 했던 독서를 이어서 조금 하고, 넷플릭스 한편을 보고 나니 11시 30분... 생각보다 일찍 졸렸다. 스르르 눈을 감았다. 


화요일 아침 6시 20분, 독서모임을 위해 일어났다. 

전날보다 조금 더 눈이 늦게 떠졌지만 정신은 매우 개운하고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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