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쓰는 사람’이라 해놓고, 쓸 수 없어서 늘 힘든 고민을 한다. 오늘은 어떤 글을 쓸까, 내일은 어떤 글을 쓸까. 어쩌면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글쓰기에 대한 고민으로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박애희 작가가 운영하는 글쓰기 독서모임 <쓰기의 책장>에서 활동 중이다. 단순히 책을 읽고 단상을 적어내는 것을 넘어서 매일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글로 녹여내는, 진정으로 쓰는 삶을 격려하는 다정한 마음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멋진 공간이다. 그 느슨하고도 편안한 연대 속에서 매 순간 나도 ‘쓰는 사람’이 되어 한 걸음씩 걸어올 수 있었다. 그렇게 반년을 같이 묵묵히 걸어왔다.
혼자 하는 글쓰기는 종종 나태해지기 쉬웠다. 내면의 깊은 이야기나 독창성을 끌어내는 데 유리할 수도 있지만, 함께 글을 쓰고 고민을 나누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과 에너지를 주었다. 단순한 작업 이상의 의미로 공감대마저 이끌어냄이 놀랍기도 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관점을 발견하며 영감을 주고받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의도된 방향으로 흘러갈 때도 있었다. 마치 지금과 같이. 정말 느닷없이 갑자기. 그러나 나는 그것 또한 열매가 맺히는 과정임을 직감한다.
그래서 시작해 본다.
쓰기의 책장에 활동 중인 브런치 작가님들과 함께 <진실은 언제나 프레임 밖>이라는 매거진을 연재해 보기로. 어떠한 이야기들이 나올지 너무나 기대가 된다. ‘쓰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데 모여 더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