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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ingliz Oct 29. 2024

글을 왜 쓰게 됐냐면요.

어른도 똑같지 않나요?

담임 선생님에게 쉬지 않고 집안의 안녕을 전하던 깨발랄한 어린이.

어린이가 어른으로 나아가는 여정에서, 무게추가 하나 둘 툭툭 달린다.


누가 달았는지, 왜 달렸는지를 따지기도 좀스럽다.

이미 본인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평안한 일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점점 마음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 가면을 쓰고 사회생활을 좀 해봤다고 그러는 것인지.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떻게 생각할지 너무나도 빠르게 알아차리게 됐다.

평균의 함정에 속고 싶지는 않지만 여태 사뭇 다른 반응으로 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는 그리 빈번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다들 다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은 나의 행복에는 그리 관심이 없구나. 나의 불행에는 조금은 더 흥미롭게 반응할지 모르나 마음인 것 마냥 생각하기는 쉽지 않겠구나. 하고.

또한 누군가에게는 다른이 이기 때문에, 이 생각부정할 수가 없었다.

무슨 세상이 그리 각박하냐며,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부터가 점점 더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데 뭘.



서두가 길었다. 이 서두가 중요한 것은 아닌데,

사실 말하고 싶었던 것은.

비록 나도 누군가에게 기대지도 못하고, 기댈 수 있는 품이 되어주지도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때가 있더라는 것이다.


무엇 하나 쉬운 것 없는데, 무엇 하나 쉽게 선택하기도 쉽지 않은데

매번 그 선택 앞에선 어른이든 어린이든, 머리를 꽁꽁 싸매고 끙끙 앓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고민하는 것조차 쉬이 털어놓지를 못하는 어른이라. 힘들 때가 있더라는 것이다.


발산되어야 하는데 제때 터져 나오지 못했던 감정들 앞에서 해결책으로 떠올랐던 것은 그나마 글이었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의 글을 읽는 것. 그리고 내가 내 감정을 담은 글을 쓰는 것.


나와 비슷한 결을 가진, 마음의 연결고리를 가진 사람들과 이 앞에서 마주하며 함께 편안해지길, 조금은 기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시 글을 써 보기로 마음먹었다.


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이들도 글 앞에서 솔직히 마음을 털어놓았으면 좋겠다.

이 브런치상에서도 누가 이 글을 선택했다고 한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를 의식하지 않고 중간에 나갈 수도 있는 거니까. (불편함을 굳이 이어갈 필요도, 상처받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혹은 속마음을 엿보며 같이 해방감을 느끼는 경험을 편히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직장 생활에, 결혼에 임신 출산까지
사실은 당연하지 않잖아요? 아무리 경험으로 다져진 어른이라 해도, 의연하게 마음 다스리기를 할 수 있는 어른이라 해도. 똑같이 힘들지 않나요?'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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