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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너 Sep 08. 2024

미국여행 4.

5일 차 k-컬처 만세다! ㅠ

1. 그렇게 다시 LA로 왔고, 친구는 관광을 하자고 했지만 나는 너무 쉬고 싶었다. 여행오기 전부터 코난 오브라이언 쇼에 나온 wi spa를 가고 싶었다. 친구는 스파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아, 나를 데려다주었다. 위 스파 입구에 도착했고, 나는 내렸다. 근데 나중에 생각났는데 요즘 미국이 홈리스 문제가 심각해서 앞문은 안 열어 놓고 주차장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 놓는다고 했다. 그걸 모르는 상태에서 앞문을 열려고 하니까 문이 잠겨 있었다. 옆에는 바로 홈리스들의 텐트가 주르륵 있었고, 친구는 차를 출발해서 가 버린 상태였다. 아침 4시 정도라 해도 뜨지 않은 상태였고, 갑자기 뒷문을 열어 놓는다는 정보가 생각다 건물을 따라 뛰었다. 다행히 뒷 문은 잘 열러 있었다!


2. k-culture최고다. 정말. 정말 익숙한 목욕탕에 한글들. 직원은 외국인이었지만, 찜질방에 들어와서 옷을 벗고 씻는데 눈물이 났다. 진짜 주책맞고 웃프게도 너무 안심이 되었다. 따뜻한 물에, 너무 익숙한 목욕탕의자까지 따뜻한 물을 맞으며 울다가 탕에 들어가 지지다가 불가마에 들어가서 따뜻하게 앉아있었다. 진짜 너무너무 안도감이 들었다. 이렇게 외국에서 내 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 있음에 감사했다.


3. 찜질을 하다가 나와서 보니 어머니에게 카톡이 와 있었다. 사실 걱정하실까 봐 계속 어디에 있다 풍경사진도 많이 찍어서 계속 카톡으로 올려드렸는데, 갑자기 너무너무 힘들었다. 한국은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어머니와 페이스톡을 했고, 나는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울었다. 좀 웃긴 게 ㅋㅋㅋ ㅎㅎ 내가 그러고 있으니, 어떤 미국인 아주머니께서 지나가면서 너 괜찮니? 했다. ㅋㅋㅋ 내가 엄마와 전화하고 있다고 그러니까.ㅋㅋ 한국인 유학생인 줄 알았는지 타지생활하는데 힘들지? 나도 가끔 내 딸이 보고 싶어 괜찮아 잘 될 거야라고 하는데 ㅋㅋㅋㅋ 더 눈물이 퐁퐁 쏟아졌다. 고맙다고 하고 엄마와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가 무사하니 괜찮다고 못 잤으니까 찜질방에서 쉬다가 한번 나가보라고 했다.


4. 그렇게 따뜻하게 있다가 위에 식당이 문을 열었길래 육개장을 먹었다. 18불 정도 비쌌지만 진짜 너무 감사했다. 비싸도 이걸 먹을 수 있음에 너무너무 감사했다.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조금 누워있다가, 차라리 애매하게 자 버릴 바에는 일찍 디즈니랜드가 있는 애너하임의 숙소로 가서 자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느꼈다.


5. 먼저 그쪽으로 가기 전에 계획을 짰다. 우선 일찍 가서 길게 자고 쉬고 싶었다. 그곳도 3시까지 체크인을 할 수 있었고 당시 시각은 10시 정도. 버스로 간다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여기까지 왔는데 무섭다고 안에만 있기도 싫었고, 구글 지도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평소 가고 싶었던 자연사 박물관이 보여 행선지를 이쪽으로 정했다.


6. 우버를 타고 가며 본 코리아타운은 정말 슬프게도 지저분했다. 홈리스들이 너무너무 많았다. 그냥 평범한 사람들은 걸어 다닐 수 없는 정도였다. 어느 정도였냐면, 자연사 박물관은 코리아타운 근처에 있었는데 택시 기사님이 자연사 박물관 거의 정문 앞에 내려주었음에도 그 걸어가는 1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또 홈리스 한 명이 와서 나에게 돈 좀 있냐고 물을 정도였다.


7. 근데 참 아이러니 한 게, 자연사 박물관에 들어가자 모든 것이 이상했다. 밖은 저렇게 위험한데, 안은 유토피아 같았다. 햇살이 비치고, 모든 사람들은 아름답고 화목해 보였다. 모두들 친절했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어른들은 아이들과 함께 공룡뼈를 보며 놀라워하고 즐기고 있었다. 같은 공간이 맞는지. 너무 이상했다. 2시 정도까지 박물관을 구경하고 밑의 카페테리아에서 베이글을 먹으며 피크닉을 했다. 이상했다.


8. 2시 즈음이 되어 다시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다음 숙소인 애너하임까지 처음에는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다. 시외버스는 15불 정도였다. 근데 솔직히 너무 겁이 나서 그냥 우버를 불렀다. 돈은 좀 많이 비쌌지만 솔직히 마음이 너무 편했다. 60불 정도. 그리고 한국인 기사님이 오셔서 너무 마음이 놓였다.


9. 한국인 기사님은 애너하임은 걸어 다닐 수 있다고 하셨다. 언제부터 안전의 기준이 걸어 다닐 수 있는지 없는지 인지... 너무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다행히 잘 도착했고, 보기에도 애너하임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체크인을 하러 들어갔을 때, 직원과 어떤 아주머니가 싸우고 있었다. 최근 평점에 직원이 별로라는 말을 보고 좀 걱정이 되었고, 체크인을 했다. 그러고 방에 들어가니까. 미국인 여자애가 있었고, 인사를 했다. 어디서 왔니 왜 왔니 오 내일 가니 등등 스몰토크를 하다가 물었다. 내가 사실 구글 리뷰를 보니까 별로던데 여기 어때? 그 친구는 여기 나쁘지 않아~라고 했다. 내 침대는 1층이라 올라가서 가방정리를 했다.


10. 그러고 나서 좀 있자. 동양인 친구가 들어왔다. 어디서 왔냐고 물었고, 일본에서 왔다고 했다. 나는 일본인 친구가 있어서 너무 반갑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 순간 그 친구랑 친해지고 싶었다. 그 친구도 혼자 왔다고 하기에, 용기를 내어 마트에 같이 갈래 물어보았다. 친구는 아주 흔쾌히 자신도 짐 정리만 하고 같이 가자고 했다.


11. 너무 반가웠다. 안심이 되기도 했고, 대화가 잘 통했다. 이름은 아야카고 캐나다에서 2달간 어학연수를 하다가 집에 돌아간다고 했다. 경유하는 김에 디즈니랜드에 가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한참을 나는 어떤 사람인지, 이곳의 분위기 등 성격 등 이야기를 하니 너무 좋았다. 반가웠다. 특히 외국에 나가면 아시아인이 반갑다더니 정말이었다. 사실,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길에 어떤 중국인 아저씨도 만났었는데, 우리에게 말을 걸어주어서 괜히 반가웠다. 그 친구는 말했다. 밴쿠버가 LA보다 훨씬 훨씬 위험하다고. 그럼에도 내년에 캐나다 대학을 다시 다니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나는 대단하다고 했다.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 한국이랑 일본이 제일 안전한 것 같다. 나는 이 여행 덕분에 절대 다른 나라에 이민을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12. 7시에 일어나서 8~9시까지 디즈니랜드에 같이 가자고 이야기하고 저녁 8시쯤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편안하게 정말 잘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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