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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Nov 10. 2024

인사업무 vs 노무업무 Ⅱ

인사 리더, 노무 리더의 요건

앞의 글 (인사업무 vs 노무업무)에서 인사업무와 노무업무에 대한 주제로 글을 올렸는데, 조회수가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HR 담당자들 중에 인사업무와 노무업무 중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하여, 추가 글을 작성해 보기로 했다.


사견이지만 인사업무와 노무업무 사이의 고민을 현실적으로 살펴보면, 인사업무 종사자보다는 노무업무 종사자들이 좀 더 고민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사유로는 인사업무 내에는 분과가 나누어지는 주제가 더 많고, 실제 종사 구성원 수도 많고 조직도 많은 관계로 인사업무 종사자들은 내부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노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측면도 있다.

회사별로 다르지만, 대기업의 경우 인사와 노무의 현실적 규모 (조직수, 인원수 기준) 차이는 8:2 나 7:3 정도를 유지한다.

그러다 보니, 노무업무 종사자가 노무에만 있었을 경우 성장 정체 등으로 다른 HR업무로의 노크를 생각해 볼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고 생각된다.


인사와 노무업무는 서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결국 한 몸이 되어야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원활한 업무가 수행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서로가 연결되어 있더라도 결국 양쪽을 오가는 것이 계속 반복되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경험과 역량 배양을 위해서 인사와 노무를 오가는 것을 권장하긴 하지만, 결국 성장 경로상에서는 구분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경우, CHO (CHRO) 산하에 인사담당 임원, 노무담당 임원이 별도로 존재하고 그 산하의 구성원들은 이 경로를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양쪽을 겸비한 직원이 많으면 업무수행에는 많은 도움이 되지만, 결국 성장 경로상에서는 갈래길이 정해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정확하게는 팀장 이상의 리더 보임 직전)에는 인사인지 노무인지를 개인이 결정해야 한다.

앞의 글 (인사업무 vs 노무업무)에서는 ① 인사업무와 노무업무의 궁극적 공통점과 차이점을 통해 결국 하나임을 설명드렸다면, ② 오늘은 경력경로상에서는 분리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철저하게 개인적 사견이니, 기업별로 상황이 다를 수 있는 점은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갈래길에서 어느 한쪽을 정했을 경우의 필수 역량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인사 트랙에서는 ‘사업에 대한 이해와 내부 인맥’, 노무 트랙에서는 ‘협상력과 대외 감각’이 중요하다.

둘 다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해당 분야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경과해야만 얻어지는 역량들이다.



인사 트랙은 평가보상 등 인사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업무를 수행할 때까지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업무수행이 가능하다.

내부 인재가 부족하면 회사 사업과 조직을 잘 모르는 외부 인재를 영입해서라도 빠르게 catch up 하고자 하는 외부 트렌드 및 선진 제도 기획 업무나 관련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전문 운영 업무수행 영역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조직인사나 인력운영 업무는 좀 다르다.

그 회사에 특수한 상황이나 필요사항을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

그래서 회사 및 사업에 대한 이해를 정확하게 해야 하고, 특히 사업의 방향성을 지원하는 결정이나 내부 주요 포지션 인원들에 대한 적재적소 배치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사항을 사업에 대한 이해 없이 하기는 너무 어렵다.


그래서, 요즘 인사의 최고 화두는 business partner 가 아닌가 생각한다.

인사가 관리적 역할을 떠나서 전략적 역할로 변화하고, 새로운 사업환경을 미리 예단하고 인재확보를 진행해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사항이다.

그래서 business 리더와 HR 리더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인사제도가 제도적 전문성은 이러한 인사전략을 펼침에 있어서 각론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총론 골격이 잡히고 각론이 입혀지는 것인데, 각론만으로 존재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경력으로 이동한 인사담당자가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 초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사 업무에서의 향후 커리어가 고민인 후배들에게는 교과서적으로 다음과 같은 코스를 주문하기도 한다.

1단계 : 인사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해 봐서 HR 기본기가 탄탄한지? —> 2단계 : 채용이나 현업 접점의 인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회사 내부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같이 고민을 나눠봤는지? —> 3단계 : 조직을 고민하고 사업적 이해와 설루션 개발 노력을 많이 기울여 봤는지? 를 확인한다.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business partner 로서의 성장을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business partner는 조직까지 가진 것은 아니고 1인 담당자가 해당 사업 전반의 HR을 지원하는 것이므로 HR 실력도 뛰어나야 하고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야 한다.

그래서, 향후 인사분야 리더로 성장하기에 안성맞춤인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코스를 수행하다 보면, 인사 분야의 리더 포지션으로 성장하게 될 수 있다.




노무 트랙은 노동법률상의 compliance 리스크 관리 업무, 노동조합과의 임단협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노무관리의 체계를 잡는 것까지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업무가 가능하다.

이 역시도 외부 인재를 영입해서 빠르게 체계를 잡고, 법률 리스크를 해소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부 노동조합과의 counter partner 로서의 업무나 임단협 등을 통한 협상 장면은 사업변곡점과 내부 구성원들의 정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내부 리더나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현장의 목소리가 왜곡되지 않고 정리되어 경영진에게 보고되어야 한다.

그리고, 향후 회사의 사업전략과 노동조합의 투쟁방향이 서로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최대한 조율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결국, 사업현황, 인사제도, 노동관계법규 등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핵심 쟁점을 파악하고 갈등을 예방하고 해소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comm. 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 노무의 최고 화두는 communicator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생각이 다른 사항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논의하여 노사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소통이 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협상력을 키우고, communication channel을 확보하고, 소통의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노무 업무에서의 향후 커리어가 고민되는 후배들에게는 다음의 코스를 주문하기도 한다.

1단계 : 회사 인사제도 및 국내 노동관계법규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하고 실무에서 해석 및 적용할 수 있는지? —> 2단계 : 각종 소통채널을 운영하면서 구성원의 진정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막연한 불만과 정말 해결해 주어야 하는 사항을 짚는 업무를 해 보았는지? —> 3단계 : 노동조합의 파트너로서 대화하고, 각종 교섭 장면에서 협상 준비 및 실제 협상을 주된 업무로 수행해 보았는지? 를 확인하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노무업무에서의 성장을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코스를 수행하다 보면, 노무 분야에서의 리더 포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인사에서의 성장트랙, 노무에서의 성장트랙을 살펴보았다.

공통점은 인사에서도 노무에서도 필수 역량을 습득해서 내부 전문가로 성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리더 포지션을 수행하기에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사와 노무를 겸비했다고 하여, 이러한 트랙 전체의 요건을 충족하기에는 참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인사 1~3단계, 노무 1~3단계 중 인사에서의 두 단계, 노무에서의 세 단계 등 6개 단계 중 5단계만 수행해 보았어도 최상급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회사에서 리더 이상의 포지션 선발 시 필요한 것총 6단계 중 몇 개를 해 보았냐 보다는, 인사와 노무 각 3단계 중 인사 리더는 인사 3단계 모두, 노무 리더는 노무 3단계를 모두 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양쪽을 겸비했기에 인사 1~3단계 + 노무 1~2단계 총 5단계를 가진 인재이지만, 노무 3단계 역량을 겸비하지 못하면 노무 분야의 리더가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러한 지점이 인사와 노무를 겸비한 인재를 양산하는데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작동한다.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정말 고생해서 인사와 노무를 겸비를 하지만 완벽하게 6단계를 소화하지 못하면, 둘 중 한 가지 분야 리더로 성장하는데 결국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합계 5단계가 된다면,

① CHO로 성장하기에는 아주 훌륭한 역량을 가진 것이지만 (실제 CHO 들 중에도 인사-노무 어느 한쪽의 각 3단계만 보유한 분들도 많다.)

CHO를 하기 위한 바로 전단계 인사담당 임원이나 노무담당 임원을 하려면 5단계의 필요성보다는 각 3단계 보유가 중요하고

③ 결국 오히려 5단계 보유자들이 CHO 바로 전단계의 리더를 역임해 보지 못하여 CHO로 탄생될 가능성은 매우 작아진다.




얼마 전 어느 한쪽 3단계를 가진 후배가 나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지금이라도 제가 안 해 본 영역의 1단계라도 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리더로서의 성장을 희망한다면 지금 잘하고 있는 영역에서 3단계를 뛰어넘어 3.5단계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것이, 그 분야 리더로 성장하는 데에는 훨씬 유용할 수 있어.”

물론, 한쪽 분야 전문성이 매우 높은 후배에게 한 조언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런 고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진정한 HR 전문가로서의 역량 배양과 리더로서의 내부 성장을 동시에 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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