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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턴십' _ 직무관리, 근로자 여부

영업 직무의 특성은? 인턴들의 법적 지위는?

by 진지원

영화 '인턴십'은 유명한 영화는 아니고, 다소 낯설기도 한 영화였다.

영업 전문가 두 명이 정리해고 당하고 최고의 기업 구글에 인턴십을 거쳐서 정식 사원이 되는 여정을 그린 영화이다.

실제 구글 인턴십 과정 속에서 직무 전문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두 명이 본인들만의 강점을 기반으로 조직에 스며들고 마침내 원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영화의 시작은 먼저 '영업 직무의 특성'을 매우 잘 보여주는 장면들이 보인다.

시계 회사에서 시계를 파는 영업사원인 닉과 빌리. 두 명의 영업사원은 세일즈를 하던 중 회사가 망한 사실을 고객에게 전해 듣는다.

닉은 기존의 영업사원으로서의 직무를 기반으로 매트리스 판매사원으로 입사한다.

영화를 보면, 닉과 빌리는 어떤 물건이든 팔 수 있다고 장담한다.

특히, 빌리의 대사들을 보면 정말 무엇이든 팔 수 있을 것 같다.

엄청난 자신감이다.

우리 회사에도 이런 영업사원들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인턴십2.jpg 닉과 빌리가 구글 캠퍼스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 포토]


물론, 영화니까 이렇지, 현실에서는 이렇게 입으로만 임기응변으로 설득해서 영업을 지속하기는 어렵다.

해당 분야에 대한 공부가 되어야 하고 실제 고객과의 장기적 신뢰관계가 있어야 실제 영업이 성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무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아무나 하지 못하는 직무.

그것이 '영업관리' 직무일 것이다.


회사의 채용 진행 공고들을 보면, 어느 회사든지 각종 직무별 채용 공고를 내면서, 'ㅇㅇ영업'이라는 분야의 공고를 많이 낸다.

영업은 상품을 팔든, 서비스를 팔든, 해당 회사의 매출을 일으키는 주된 직무이다.

회사의 물건을 팔기 위해서 사주는 고객을 위한 모든 활동을 준비하고 실행하게 된다.

제안, 판매, 판촉, 고객관리, 마케팅, 단가 협상, 이행관리, 수금 관리, AS관리 등의 해당 제품의 판매를 위한 여정을 모두 수행하게 된다.


이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처음에 제안하는 영업활동이 제일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본인이 파는 사항에 대한 트렌드를 파악해야 하고 해당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해당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기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파는 제품이 고도의 기술이 들어간 IT설루션이나 제품인 경우에는 '기술영업'이라는 영역이 별도로 존재하고, 개발자가 영업직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제품은 B2C 채널로 판매되는 상품이더라도 대리점이나 대형 거래선에 납품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주로 B2B 영업 또는 B2C 영업관리가 주된 업무가 된다.

필요한 역량은 아무래도 제품을 사는 고객과의 대인 역량이 중요할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해야 하고 고객이 실제 원하는 사항이 제공할 수 있도록 회사의 유관부서들에 고객의 니즈를 잘 전달하고 이행과정을 관리해야 한다.

제품은 한번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고 고객사와의 여정을 함께 하는 것이므로 영업사원 한 명의 역할이 매우 큰 매출과 직결될 수 있는 상황이 대부분일 것이다.




추가적으로, 인사담당자라면 한 번쯤 '영업과 마케팅'의 차이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해당 종사자들이라면 '당연히 다르다.'라고 말하겠지만, 현실상에서는 두 개 영역이 서로 교집합 영역을 가지면서 교차하기도 한다.


영업 직무만들어진(또는 만들어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서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직무이다.

마케팅 직무는 처음에 시장 조사를 통해서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전략과 손익 분석 그리고 영업사원들을 교육하고, 재고까지 관리하는 직무를 말한다.

결국, 영업은 만들어진 제품을 파는 직무, 마케팅은 (실제 제조하거나 기술력이 들어가는 영역을 제외하고) 제품을 기획해서 만들어내는 직무이다.

이렇게 보면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보인다. (또는 영업이 마케팅의 일부로도 보인다.)

그러나, 두 개의 영역은 결국 제품 판매를 통해서 매출을 증대한다는 목표가 동일하다.

그래서, 두 개 직무 영역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영업을 해 본 사람이 마케팅에 와서 제품을 기획해 보면 좀 더 고객 니즈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다."


"마케팅을 해 본 사람이 직접 영업을 해 보면 회사 제품의 효용성이 더욱 분명하게 고객에게 어필될 수 있다."


그런데, 회사에서 막상 직무관리를 하다 보면, 이렇게 두 개 직무가 시너지를 내기보다는 분리되어 있다.

마케팅은 좀 더 기획적이고 고급스러운 직무로 인식되고, 영업은 좀 더 현장형이고 터프한 직무로 서로 이질적인 영역으로 나뉘기도 한다.

특히, 마케팅대학원 석사 이상의 전공자들이 주로 종사하고, 영업전공무관 (때로는 학력무관) 인원들로 구성되기도 한다.

그래서, 두 개 영역이 하나로 뭉쳐서 고객의 니즈를 잘 검토하고 반영해야 하는데, 서로 섞이지 않는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인사담당자들은 영업과 마케팅 직무 종사자들의 내부 사업가 성장 트랙을 잘 구성해서 영업과 마케팅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고 매출 증대라는 본래 목표를 극대화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 보자.

닉과 빌리는 사이버대학교 재학생으로서 구글 대학생 인턴십에 지원하게 된다.

학교도 사이버대학교에 제대로 입학은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전공도 실제 전공도 하지 않은 물리학도라고 이력서를 제출한다.

허위 학력으로 지원한 것으로, 이력서 허위기재에 따른 인턴십 자격 취소감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인턴십을 운 좋게 합격해도, 학력 허위 기재로 채용취소 또는 해고 대상이다.


아무튼, 닉과 빌리는 인턴십 과정 면접을 보게 된다.

여기에서 당연히 탈락할 뻔했지만 어느 구글 선배사원의 '다양성'에 입각한 제안으로 간신히 합격하게 된다.

그리고, 대학생들 사이에 섞여서 많은 논란 속에서 팀을 구성하게 되고 팀플레이를 통해서 인턴십 과정들을 하나씩 진행하게 된다.


인턴십3.jpg 구글 인턴십 과정에서 팀워크 다지기의 최고 과정 (음주^^)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네이버영화 - 포토]



영화에서 인턴십 과정은 크게 5가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1) 소스 파일 내 버그 코드를 찾는 과제 (회사에서 향후 직무 연계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과제일 것이다.)

2) 해리포터 공놀이를 통해서 팀워크와 신체적 능력을 평가하는 과제 (체육 활동을 평가하는 과제로 한국 기업들은 잘 하지 않는 과제이다.)

3) 프로그램 개발하여 다운로드 횟수로 평가하는 과제 (구글이라는 회사에 적합한 과제이다.)

4) 헬프라인 서비스 콜 상담원으로 활동과정을 평가하는 과제 (정말 다양한 과정으로 평가한다고 생각되었다.)

5) 구글 광고를 활용하지 않는 상점들에게 구글 광고 입점 영업을 하는 과제 (닉과 빌리의 장점이 직접적으로 발휘되는 과제였다.)


인턴십1.jpg 인턴십 과정 중 본인의 실수로 팀에 기여하지 못한 자책으로 과정을 포기하고 스스로 떠나려는 빌리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 포토 ]


이 과정들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팀워크'이라고 생각된다.

구글도 결국 광고수입으로 영위되는 회사이므로, 안정적인 검색과 고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B2B, B2C 영업을 통해서 광고 유치를 많이 해야 하는 회사이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 기획되어, 개발이 원활히 잘 되고, 고객들에게 영업이 잘되어 매출이 증대되어야 한다.

이러한 여정은 영업사원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마케팅, 상품기획, 기술개발, 영업, 고객서비스 등 전체 영역이 유기적으로 잘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인턴십 과정에서 동기들이 팀워크를 바탕으로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서로를 돕고 이 모든 영역이 제대로 수행되는지를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인턴십에 참여한 인턴의 법적 지위는 원칙적으로는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 일을 경험하거나, 채용과정의 일환으로 업무 역량에 대한 평가를 받는근로를 제공하지는 않기에' 근로자는 아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인턴이라는 명칭과 무관하게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다면 근로자로 인정될 소지가 증가하게 됩니다.


주로, 인턴십이라는 원래 취지와 다르게 다음과 같이 운영되는 경우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1) 교육이나 평가 관련 프로그램이 주된 사항이 아니라, 회사의 일반 업무에 투입하고 업무상 필요에 따라서 수시로 지시 감독을 하고 노동력을 활용하는 경우

: 부서에 배치하고 업무만 수행하고, 정기적 교육이나 평가를 진행하지도 않는 경우

(기간 종료 시 인턴십 종료 또는 아무런 평가 없이 정규직 전환)

2) 성수기에 필요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를 활용해야 하는 자리에 인턴십이라는 이름으로 실제로는 노동력 활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 해당 기간 종료되면 인턴십 종료 후 기본적으로 채용도 없음.


근로자가 아니기에 최저임금, 근로계약서 교부의무, 휴가, 4대 보험 가입 등의 제외되거나 낮은 기준으로 적용되면서, 사실상 근로를 제공하는 상황에 문제가 된다.


영화에서 보면, 영화의 이야기는 위 5가지의 인턴십 과정을 통해서 채용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명확하게 보인다.

(만약, 인턴십 인원들을 모아서, 개발자 종사자는 개발부서에서 일만 시키고, 영업 종사자는 영업실적만 가져오게 했다면, 사실상 근로자로 활용된 것으로 판단될 것이다.)


주로, 실무적으로 문제 되는 인턴십은 인턴십의 기간과 내용일 것이다.

" 인턴십을 이유로, 최저임금의 50% 수준의 보조비만 지급하고, 6개월 동안 인턴십을 진행 "

(인턴십 이후에 정규직 전환도 없음.)

말도 안 되는 과정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 회사들이 많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인턴 과정을 통해 이력서 한 줄 쓰는 것이 절실한데, 이런 심정을 회사들이 이용하는 듯하다.

교육훈련이나 채용을 위한 판단에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할까?

아마도 해당 부서에 인원이 모자라니 인턴십이라는 이름으로 고급인력을 싼값에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턴에게 기존 근로자의 업무를 전가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사실상 기간제 근로자로 주장할 수 있는 수준이고, 적어도 해당 기간에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과 해당 기간 휴가 및 4대 보험 가입 등에 대한 회복이 필요할 것이다.




제일 헷갈리는 대목은 채용 연계형 인턴십 과정이다.

채용 전형의 제일 마지막 또는 막바지 단계로 인턴십을 활용하는 경우이다.

채용 전형이 1) 서류 전형, 2) 직무 면접, 3) 임원 면접, 4) 인턴십, 5) 신체검사 순서로 진행되는 경우이다.

이 전형 중간에 인턴십 근무가 포함된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인턴십이 3개월 등 장기간은 아니고 1개월 이내 수준으로 설정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향후 실제 수행하게 될 업무 중 일부를 수행하면서 과제를 부여하고 과제를 수행하고 과제 결과를 평가해서 채용 관련 평가를 하는 형태이다.

(부득이하게) 업무를 잘 수행할 역량이 있는지 평가를 위해서 업무를 실제 수행하게 한다.

물론, 실제 업무라기보다는 업무 관련 과제를 수행한다.

(그런데, 이 과제가 향후 정식 입사 후 실제 수행할 업무일 수도 있다.)

이러한 인턴십 과정은 채용의 일환으로 단기간 진행되며, 채용 과정의 일환이므로 사실상 근로라고 판단되기에는 논거가 부족하다.

그래서, 회사들이 이러한 형태의 인턴과정은 법적 이슈를 우려하지 않고 활용하기도 한다.


추가적으로, 아주 간혹 인턴십 기간의 계속 근로기간 산정 시 포함 이슈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채용 연계형 인턴십 1개월을 거쳐서 최종 합격되는 경우, 실제로 1개월간 사실상 업무를 수행했다면 향후 정식 입사 후 재직하다가 퇴직할 때, 1개월을 전체 근속기간에 포함해 달라는 요구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인턴십 과정이 채용과정의 일환이라면 근로자가 아닌 기간이므로 이 기간은 계속 근로년수에서 제외되는 것이 맞다.

이 경우에도 인턴십 기간이 사실상 근로기간인지, 인턴십 기간인지를 판단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영화 '인턴십'을 보면서, 영업직무에 대해서 인사담당자들의 고민도 잠시 생각해 보고, 청년 채용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인턴십을 악용하는 회사들의 사례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영업과 마케팅의 유기적 결합과 시너지.

아마도 회사 인사담당자들의 오랜 고민이 있는 주제일 것이다.

앞으로도 연구와 노력이 많이 필요한 사항이다.


인턴십 기간은 제대로만 활용하게 되면, 청년들에게는 제대로 된 취업을 하기 전에 (주로 대학교 3~4학년) 회사에서 교육의 일환으로 직무체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회사 입장에서는 면접만으로 거르기 어려운 현실에서 일정 기간 업무 역량과 잠재력을 판단해 봄으로서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도구로서, win-win 패러다임이 분명하다.

회사들은 이러한 좋은 프로그램이 일부 잘못된 활용으로 불법 프로그램화 되면서 아예 차단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래 목적에만 맞추어서 운영해 주기를 바란다.


오늘도 사업목표 달성을 위해 적재적소에서 좋은 인재들이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시고 계실 인사담당자님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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