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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Jan 21. 2024

인사업무 vs 노무업무

결국은 하나다.

인사업무와 노무업무의 차이

HR 담당자. 당신은 인사담당자인가요? 노무담당자인가요?


“인사가 좋아요? 노무가 좋아요?” 

인사와 노무업무를 넘나들며 십수 년간 하다 보니, 후배들에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릴 적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의 선택을 강요받은 이후로 참  난감한 순간이다. 


대기업의 경우, 조직 편제 및 R&R을 나눌 때, 이 두 가지 영역이 명확하게 갈라져 있다. 

(물론, 규모가 작은 기업은 나뉘어 있지 않다. 다음의 이야기는 기업 규모가 좀 있는 회사들의 경우를 쓴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나는 현재 인사에 있기에 노무가 좋았다고 해도 안되고, 내가 노무에 있을 때에는 인사가 좋았다고 해도 안된다. 물론 나름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자칫 현재가 어렵다거나 부정적으로 이야기될 수 있어서 상당히 조심스럽다.


나의 상사분들과 이야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인사가 좋아요? 노무가 좋아요?”

어허~ 신입사원이나 임원이나 묻는 것이 동일하다. 참 난감하다.




아마도 조직편제가 그렇게 되어 있고, HR 삼대장 (HRM, HRD, ER) 내에서의 커리어패스가 나름 구성되어 있어서 이런 질문이 있는 듯하다.

(이 3가지를 모두 알아야 하는 사람은 CHO 나 CHRO 한 명이면 족하고, 그전까지의 레벨은 아무리 직급이 높아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당 영역만을 담당하는 구조이다.

그리고, 주로 HRD는 독자 노선을 가지고 있으며 HRM이나 ER로 순환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고, HRM과 ER도 순환을 잘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순환근무의 필요성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기술합니다.)


나의 대답은 “음~ 이제는 둘 다 많이 해서 딱히 뭐가 좋다라기 보다는 둘 다 경험하는 것이 회사 HR 업무수행을 위해서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라고 한다.

(실망인가? 뭔가 이분법적인 대답을 기대하고 물어본 사항이겠지만, 그렇게 답하지 않았다.)


나는 노무를 베이스로 인사를 경험하고, 다시 노무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다가, 이제는 인사 업무를 주로 하고 있는 커리어이다.

두 가지 업무는 정말 많이 연결되어 있다. 마치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논쟁처럼.

사안이 잘 안 풀리거나 문제가 생기면, 이게 원래 인사제도를 잘못 만들어서 그런지, 제도 변경의 커뮤니케이션을 잘못해서 그런지, 노조의 반대로 인한 것인지, 원래 구성원들이 싫어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회사가 의지를 가지고 반드시 해야 하는 사안인지……헷갈린다.

구성원 또는 현업의 리더 입장에서 보면 모두가 한 가지의 코스인데, 이것을 프로세스별로 가르는 것이 어찌 보면 웃프기도 하다.

(물론, 기업의 규모가 있어서 모든 프로세스를 1개 부서에서 하는 것은 아니므로, 여러 부서가 연합해서 해야 한다. 유기적으로 능동적으로. 그래서, 각 업무의 연결 장면에서 잘 인계되고 또는 협업이 되면서 진행되어야 한다.)




인사 업무

사업필요 인력을 채용하고, 발령내고, 승진시키고, 퇴직을 진행한다.

회사가 원하는 조직을 설계하고 적재적소에 리더들을 보임시켜서 사업을 추진하는 인적 토대를 형성한다.

인사제도를 만든다.

 - 회사의 의지치를 반영한 제도 또는 기준을 만든다. (또는 수정한다.)

회사의 예산 범위 내 인원인건비 살림살이를 한다.

실제로 을 주고, 임의의 기준으로 평가를 하고, 시스템을 개선하고 여기에 데이터를 반영한다.


노무 업무

업무상 대화 및 커뮤니케이션의 상대방이 명확하게 있다.

만들어진 제도를 전파하거나, 문제발생 시 해결을 (지원)한다.

 - 문제사항은 징계도 하고, 협의회도 운영하며, 법적 대응도 하고, 간혹 파업 대응을 할 수도 있다.

구성원이나 노동조합과 현안에 대해서 첫 번째 창구 역할을 한다.

회사의 목표하에 돈을 정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각종 의견을 모아서 유관부서와 협업한다.


두 가지 업무를 비교하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어느 하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자칫 회사의 입장만 강요하고 무리하게 진행하거나,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회사기준에 반영되지 않거나 왜곡되어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어느 한쪽만 경험하게 되면 이상한 결과가 초래된다.


인사의 시각으로만 보는 경우 
 : 회사가 이렇게 하고자 하는데 왜들 이렇게 불만이 많지? 왜 합의가 안되는 거야?

노무의 시각으로만 보는 경우 
 : 조직을 / 인사제도를 왜 이렇게 만들어? 제대로 검토한 거 맞아? 




HR 업무의 특성상, 회사의 의지치를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결과목표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이라는 과정목표를 동시에 충족시켜서 원만하게 추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구성원들이 회사가 하고자 하는 데로 순수하게 따라오는 시대는 지났다.

처음부터 구성원들에게 좋은 방향이라서 서로의 이해관계에 부합하거나, 

회사의 명확한 목적과 예상 결과에 대해서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어 납득이 된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인사와 노무의 균형이 과거보다 점점 중요해지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조직을 개편하거나, 인사제도를 만들거나, 노동조합과 협의하거나, 구성원들과 직접 소통을 하거나 등등의 모든 장면에서 더욱 그러한 거 같다.


오늘 이 순간에도 인사와 노무의 협업을 통해 회사의 원활한 사업 영위와 구성원들의 성장을 위해서 고생하고 있는 수많은 HR담당자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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