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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Mar 02. 2024

영화 ‘머니볼’ _ 인재영입

개인이 뛰어난 사람보다는 조직 성과에 기여할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

너무 유명한 야구영화이다.

야구선수들에 대한 스카우트와 트레이드에 얽힌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최약체팀을 우승하게 이끄는 단장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스토리이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라는 구단의 단장 ‘빌리 빈’은 돈이 없는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돈을 바탕으로 훌륭한 선수를 영입하여 승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일반적인 단장들의 역할이지만,

돈이 없는 오클랜드는 다른 방법을 쓴다.

그 계기는 단장 산하의 직원 '피터'를 뽑으면서 이다.

피터는 예일대 경제학도로서 '머니볼 이론'에 따라 경기 데이터에 의존해서 선수들을 영입한다.

왕년에 실력은 있었지만 여러 가지 개인적 사유로 현재는 몸값이 낮은 선수들이 주요 타깃이다.

다른 구단에서 내놓은 선수들을 싼값에 영입한다. 그리고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스토리이다.


피터가 빌리에게 설명하고 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 영화 - 포토 - 스틸컷 ]


피터가 영입되고 나서 피터는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

"다들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이해를 못 하고 있어요. 중요한 건 출루율이에요."

아무리 연봉이 높고 잘하는 스타플레이어가 영입되어도 그 선수의 출루율이 낮으면 팀은 이길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머니볼 이론은 “홈런이나 타율이 높은 타자보다 출루율이 높은 타자가 득점의 확률이 높다”는 이론이다.

피터는 계속해서 ‘선수별 출루율’이라는 지표를 통해서,

저평가받고 연봉은 낮은데 출루율이 높은 선수들에 집중해서 빌리의 선수영입을 지원하게 된다.

그리고, 단장 빌리는 이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

아무 구단도 관심이 없는 인원들에게 ‘자넨 자격이 있어’라는 동기부여를 하면서 기회를 주었고, 결국 우승도 하게 된다.

빌리가 선수들에게 소통을 하는 장면 [이미지 출처 : 네이버 - 영화 - 포토 - 스틸컷]


야구단 운영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지만, 인사업무 종사자들에게 상당한 의미를 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 사업이 잘되게 하기 위해 외부의 훌륭한 인재를 영입한다.

그러나, 이런 거물급 영입인재들이 실제 회사 사업에 기여할 확률은? 미안하지만, 그렇게 높지 못하는 듯하다.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고 생각된다.


1. 그 사람이 정말 우리 회사 사업에 적합한 사람인가?


아마도 회사에서 영입하는 인재들은 주로 기존 재직 회사에서 높은 성과를 보여준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데, 전 회사에서의 성과가 우리 회사에서의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에 적합한 사람들을 판단하는 기준이 '전 회사에서의 실적과 성과'이기보다는 우리 회사에서 '현재 필요한 영역에 적합한 역량'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기존 성과는 기존 성과일 뿐, 앞으로의 성과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가 이 인재를 활용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람에게 얼마나 권한을 줄지? 전권을 부여했음에도 사업이 안되었을 때에는 명확하게 선을 긋고 책임을 질 수 있는 기본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2. 우리는 그 사람이 잘 뛸 수 있는 운동장을 제공할 수 있는가?


우리는 명확한 사업 방향성 하에서 기존 토대 속에서 그 사람만 있으면 퍼즐이 맞춰지는 것이었을까?

영입 인재의 기존 성과는 기존 회사의 환경과 토대가 그 사람이 성과를 내기에 적합해서였을 수 있다.

야구, 축구뿐만 아니라 회사 사업도 혼자 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 구성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잘 정렬되어 있고, 영입인재의 장점을 활용하여 회사가 잘 운영되고 성과를 내야 한다.

변화가 필요해서 영입한 인재에게 '예전에 해 봤는데 어차피 안될 거예요'라거나 '예전 회사 성공체험 이야기할 거면 왜 왔데?'라는 등의 부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환경을 제공할 것인가?

야구장에서 수비수는 수비가 엉망, 포수가 공도 잘 못 받는데, 아무리 수백만 달러 연봉의 투수를 영입한다고 해서 경기를 많이 이길까?

모든 투구 속에서 헛스윙 삼진만으로 커버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아무리 뛰어난 투수도 팀 승리를 견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3. 실제 우리에게 필요했던 사업 성공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이 영화 및 야구 이론에서는 '출루율'이었다.

사업의 성공여부는 무엇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매출? 영업이익? 주가? 아마도 이 결론을 내리는 것이 참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경영진은 재임기간 중 사업 성공의 기준을 잘 설정해야 한다.

당해연도 매출과 영업이익에만 집중하여 성과를 입증할지? 임원 재임기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은 어려워도 선투자를 통해서 향후 사업 성공 토대를 만드는 것인지?

“어떤 기간에 어떤 요소를 잘해서 회사가 결국 1등을 하겠다.”라는 중간목표와 지표를 잘 설정해야 한다.

중요한 건 선수가 아닌 승리를 사는 거예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경영진들은 사업이 잘 안 되면, 인재영입이 잘못되어서 그렇다고도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실제는 그 경영진이 '승리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닌가?

잘 모르면 비싼 선수들을 영입해서 경기를 시키고, 혹시 경기 실적이 안 좋으면 그 선수가 비싼 값을 못한다고 하는 면피 …… 이런 방식으로 진정한 사업 성과는 내기 어려울 것이다.

후발 주자인 사업이라면 또는 업계 하위 회사라면, 기존 경험과 지혜로 포장된 낡은 생각이 아니라 새롭게 바꾸어서 부족함을 메꾸고 이기기 위해서 도전해야 한다.


영화 머니볼의 한 장면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 영화 - 포토 - 스틸컷 ]


한번 이 영화에서 다음으로 생각해 볼 과제도 있다.

바로 '데이터에 입각한 솔루션 발굴'이다.

피터는 각 선수들의 스윙 궤도, 투구 지점, 주루 스피드, 출루율 등의 객관적 데이터들을 분석했다.

그리고 분석 결과는 모두 “이렇게 했더니 승리하더라”로 일원화시켰다.

이후 선수들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설명을 통해서 일종의 각자 임무를 부여하게 된다.


HR 업무를 수행하면서 한 번쯤 해 보고 싶은 과제이다.

업무 분야별로 어떤 교육을 들었더니 역량이 이만큼 올라가더라, 피드백을 이런 방식과 내용으로 몇 회 했더니 성과 점수가 몇 점 상승했더라, 연봉을 몇 % 인상하면 사업 매출 상승에 얼마 기여하고, 인센티브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주기로 얼마나 지급하면 생산성이 얼마가 올라가더라 등등

사람을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대부분 영역이 사람 관련 통제요소이고, 정확한 분석과 예측이 어렵다.

예측을 해 놓아도 사람들의 마음 변화, 개인적 동기 여부 등에 따라서 분석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HR 데이터는 수없이 많지만, 신뢰성이 낮다.

그래서 직관, 경험, 평판, 느낌 등에 의해서 HR의 중요 의사결정들이 이루어져 왔다.

데이터가 중요하긴 하지만, (인사 업무가 데이터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서) 의사결정자의 직감으로 주요 의사결정들이 진행되어 오곤 한다.

앞으로 HR 데이터들은 구성원들에 대한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중요도구가 되어야 한다.

최근 HR analytics 가 중요한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피터드러커의 “측정이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을 HR도 실천할 때이다.


생각해 볼 주제가 많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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