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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Feb 14. 2024

고경숙 에세이, 이 사람을 기른 어머니


2000년 봄 스무 살 되던 해 나는 군대에서 조울증에 걸려 거의 스무 해 가까이 방황을 했다. 조울증을 극복하게 된 원동력으로는 약의 힘뿐 아니라 사랑의 힘이 있었다고 나는 믿는다. 가족의 사랑이 있었다. 아내의 사랑의 힘이 조울증을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힘이 되었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의 힘이 있었으니 버틸 수 있었다. 나의 아버지는 훌륭하신 분이지만, 누구에게나 어머니의 존재의 힘은 다른 의미가 있다.


어떤 어머니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진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어머니가 누구이냐에 따라 그 인생이 달라지는 것을 뉴스를 통해 많이 본다. 좋은 부모를 만나 인격적인 사랑을 받고 직업적 기술을 익힌 장애인은 직장도 다니며 가정도 꾸리고 독립적으로 사는 모습을 간간히 볼 수 있다.


고경숙 작가의 신작 에세이 『이 사람을 기른 어머니』가 해냄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고경숙 작가는 1944년 평안남도 진남포 출생의 소설가이다. 1977년부터 1978년까지 2년간 《여성동아》에 『이 사람을 기른 어머니』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하며 19명의 큰 인물의 어머니를 만났다. 이 책은 그중 9명의 어머니를 선택해서 그때에 글에다 지금 시점에 주석을 달았다.


이 책은 9명의 큰 인물의 어머니를 소개한다. 탤런트 최불암의 어머니 이명숙, 출판인 조우제의 어머니 홍정애, 작가 이병주의 어머니 김수조, 작가 박완서의 어머니 홍수조, 오르가니스트 곽동순의 어머니 이영옥, 영문학자 나영균 화가 나희균의 어머니 배숙경, 언론인 조경희의 어머니 윤의화,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의 어머니 정경선, 수영선수 조오련의 어머니 김용자, 농구선수 박찬숙의 어머니 김순봉을 소개한다.


작가가 찾은 이 9명의 어머니의 공통점은 아낌없이 지원하면서 자녀들이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도록 자유방임에 가깝게 자녀들을 방목했다는 점이다.


또 이 9명의 어머니들은 대체로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서 좋은 가문에 시집을 갔고 좋은 남편을 만났다. 그러나 좋은 가문의 담장은 무너졌고, 좋은 남편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이별을 하게 되었다. 이 어머니들에게 대체로 남편이 부재했고, 이 어머니들의 자녀들에게 대체로 아버지가 부재했다. 어머니들의 남편이요 자녀들의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었다. 다만, 저마다의 사정으로 멀리 많은 경우에는 영원히 떠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자녀에게 모든 것을 주었지만, 새장에 가두지 않았다.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날아갈 수 있도록 자녀들을 푸른 초장에 놓아 키웠고 자녀들에게 해가 입지 않도록 자녀들을 지키는 역할을 했다.


이 글은 서평단을 통하여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쓰는 서평이다. 오늘이 마감일이다.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고 회사가 집에서 멀지 않아 출퇴근 시간이 짧다. 퇴근하고, 저녁 먹고, 아내는 요리를 하고, 28개월 아들은 뽀로로 친구 에디를 보고, 나는 이 책 한 권을 읽고, 리뷰를 쓴다. 

나는 아들 요한이의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아들의 길에 아낌없이 주는 응원자가 되고 싶다. 그렇지만, 그것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아들이 가고 싶은 길로 가도록 지켜보아 주는 아빠가 되어야겠다 생각한다. 대신에 다치지 않도록 옆에서 지켜주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에세이 #고경숙 #이사람을기른어머니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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