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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Oct 30. 2023

글 쓰는 것

읽고 쓰는 일만 하고 살면 좋겠다는 욕심 그리고

1.

하루만에 방탄 관련 글을 여러편 올렸더니 피로도를 느낀 몇 분이 구독 취소를 했다. 죄송합니다. 구독자가 많지 않으니 금방 티 난다. 그러고 오늘 다시 또 한 분이 구독을 누르셨다. 감사합니다. 구독자가 몇 분인지도 모르고 지냈다가 얼마 전에 여기 브런치에서 '미디어 크리에이터'라는 뱃지를 주었다. 아, 구독자가 백여분 정도 되어도 이런 배지를 받을 수 있구나 싶어서 잠시 감사했다. 그래서 여기 브런치에 글을 좀 꾸준히 써 보자는 생각을 했다. 별 볼 것도 없는데 뭔가 전문성을 주었으니 그거라도 붙잡고 한 주제를 꾸준히 써 보자는 생각을 했다.



읽고 쓰는 일만 하고 살면 좋겠다고 노래를 했다. 고등학교때는 문학반을 했었다. 우리 때는 그 문학동아리 힘이 어마무시했다. 백일장 참여를 위하여 기꺼이 수업을 빠질 수 있었고, 문학의 밤 행사를 위하여 기꺼이 남자 학교에 가서 포스터를 붙일 수도 있었다. 그런 특전 만큼 선후배들 관계도 빵빵하고 바로 위의 기수는 거의 ㅎ늘이었다. 그 선배들 중에서 한국 문단에 이름을 올린 문인도 있다.



문학반을 했으나 애시당초 나는 문학적 기질보다는 실용 글쓰기나 사회 관련 글쓰기가 더 맞다는 생각을 했다. 살면서 내 이름으로 책을 두 권 냈다. 한 권은 공동저자이고, 한 권은 오롯이 내 이름으로 된 책이다. 수필같은 자기계발서였는데 지나고 나니 부끄러운 부분이 더 많은 책이었다. 그래서 나 책 쓴 사람이다는 말을 하지 않고 지낸다. 그 책 이 후로 몇 번 더 출판의 기회가 있었으나 내가 게을러서 그냥그냥 넘어가 버렸다. 읽고 쓰는 일만 하고 살면 좋겠다는 그 바람을 나의 게으름으로 기회 반납을 했다. 그럼에도 요즘 글이 너무 고프다. 뭐든 쓰려고 용 쓴다. 글도 나를 조금만 더 뛰어넘을 수 있으면 그나마 읽을 수 있는 글이 만들어질 것 같다. 생각이 너무 많다. 거창한 창작의 고통이 아니더라도 뭔가 쓴다는 것이 입을 바짝바짝 마르게도 한다.



지금도 쥐고 있는 출판기획서가 있다. 마무리해서 어디든 보내야지 하는데 그 마무리가 안 된다.



여기 브런치에 글의 기록을 주제별로 좀 정리하는 것을 하려고 한다. 그래도 여기 글 써 둔 것이 나의 레퍼런스가 되어서 모모 기업과 콘텐츠 제작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 글의 저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2.

엄마가 치매 증상이 있다. 우리집에 있는데 내가 많이 힘들다. 이 힘든 상황상황을 글이라도 쓰면 내가 좀 버틸까 싶다. 그게 뭔지 모르겠으나 엄마는 유독 나에게 꽂혀 있다. 어릴 때 부터 내 가방, 내 서랍, 내 방...모든 나의 것은 맨날 뒤졌다. 학교 갔다오면 묘하게 뒤진 흔적이 있는데 그 때마다 엄마는 안 뒤졌다고, 손 끝 하나 만진 것 없다고 한다. 그래서 정말 많이 싸웠는데, 치매가 된 노인은 그 증상으로 자신의 병을 표현하고 있다. 내 옷장을 뒤져서 내가 잘 입는 옷을 어디다 숨겨두고, 신발장을 뒤져서 내가 평소 잘 신는 신발을 다른데 둔다. 아직은 초기라 일주일에 한 번씩 정신이 나가는 모양이다. 그럴 때 마다 내가 너무 힘들다.



동생들은 요양원 모시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하는데 나는 무슨 효도 흉내내는 것도 아니고 아직 내가 결단을 못 내린다. 그런데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 일을 집중을 못 하고 있다. 내가 결단을 내어야 내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질 것 같다.



어디 하소연할 때가 없어서 여기에다 블라블라 한다. 페이스북은 너무 가까운 페친들이 너무 많고, 친구만 보기를 해도 읽을 사람이 상대적으로 여기 브런치보다는 많다. 그래서 여기에다 그냥 하소연한다. 힘들다고. 내가 결단을 내어야 한다고. 외친다. 미친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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