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Article, 『Managing Oneself』를 읽고
* 원문: Drucker, P. F. (2005). Managing oneself (HBR classic). Harvard business review, 100, 0017-8012.
* 아티클 원문 내용 대화로 들어보기 https://notebooklm.google.com/notebook/4a7592d7-15a9-4061-9d82-0e443fdd7052/audio
* 인살롱 기고 원문 링크 https://social.wanted.co.kr/community/editor?id=115375&teamId=63
피터 드러커의 「Managing Oneself」는 1999년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처음 게재되었고, 그가 작고하시기 1년 전인 2005년에 다시 한 번 게재된 아티클이다. 현대 경영학의 구루인 그가 무려 26년 전에 '자기관리'에 대해 쓴 글이라니!
읽기 전에는 왠지 생소했지만, HBR에서 가장 많이 읽힌 아티클 중 하나이고 다시 리프린트될 정도로 의미있는 글이니 만큼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읽어내려갔다. 다 읽고 난 후에는, 이 글이 그가 오늘날 우리가 가지는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환생한 그가 귓가에 속삭이듯 전해주는 조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그가 고민했던 지식근로자 시대에 대한 깊은 통찰로, 필자가 연구 중인 #생애경쟁력 의 실마리에 대한 짧은 답을 주는 것 같기도 했다.
드러커가 주목한 것은 '일'의 근본적 변화였다. 과거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어난 신분이나 회사가 정해준 길을 따라 살았다. 농민의 아들은 농민이 되고, 대기업에 입사하면 회사의 인사부가 경력을 설계해주었다. 하지만 드러커는 이런 시대가 끝났음을 명확히 선언했다. 그는 미래에는 모든 사람이 나폴레옹, 다 빈치, 모차르트처럼 '스스로를 관리'해야 한다고 예견했다. 물론 그들만큼 천재적일 필요는 없지만, 자기 인생의 CEO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 예측이 아니었다. 드러커는 산업화 시대에서 지식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50년의 직장 생활을 해야 하는 시대, 조직보다 개인이 더 오래 살아남는 시대, 한 직장에서 평생을 보낼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임을 정확히 예측했다. 지금 우리가 '평생직장'에서 '평생직업'으로의 전환을 이야기하고, '욜로(YOLO)'와 '워라밸'을 외치는 것을 보면, 드러커의 예견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실감할 수 있다.
드러커는 막연한 '자기계발'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피드백 분석(Feedback Analysis)'을 통해 자신을 명확히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기대 결과를 기록하고, 9-12개월 후 실제 결과와 비교하는 이 방법은 현재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나 A/B 테스트의 개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드러커는 또한 사람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들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안다고 생각하지만 대개 틀렸다는 것, 무엇보다 '사람은 오직 강점으로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그는 "무능에서 평범함으로 향상시키는 것은 일류 성과에서 탁월함으로 향상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단언한다. 이는 현재 우리가 이야기하는 '강점 혁명'의 선구적 통찰이었다.
그는 "나는 어떻게 성과를 내는가?"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천명한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린든 존슨의 사례를 통해 '읽는 사람 reader'과 '듣는 사람 listener'의 차이를 보여준다. 아이젠하워는 전형적인 '읽는 사람'이었기에, 유럽 최고사령관 시절 모든 질문을 30분 전에 서면으로 받아 완벽한 답변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후에는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했기에 즉석 기자회견에서는 즉답하며 소통할 수 없었다.
이런 사례는 "왜 내가 잘 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그런 바로 성과(output)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잘 하는 방식으로 일하지 않는 것은, 설사 투입(input)의 크기는 같을 지 몰라도 성과의 크기를 다를 수(더 작을 수) 밖에 없다. 과정에서의 자율이 허락될 때, 타인의 방식을 따르기 보다 내가 잘 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것은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이는 현재 우리가 이야기하는 '개인맞춤형 업무환경'이나 '다양성과 포용성(D&I)'의 이론적 토대와도 가깝다. 드러커는 윈스턴 처칠이 학교에서 형편없었던 이유(쓰면서 배우는 사람이었기 때문), 베토벤이 방대한 스케치북을 만들었지만 작곡할 때는 보지 않았던 이유까지 설명하며, 학습과 성과의 개인차가 얼마나 근본적인지 보여준다.
그는 조직 문화의 변화도 예견한 듯 하다. 그는 "조직들은 더 이상 힘이 아니라 신뢰 위에 구축된다"고 말했다. 이는 권위주의적 조직문화에서 수평적 협업문화로의 전환을 정확히 예측한 것이다. 그가 강조한 '관계에 대한 책임'은 현재 우리가 이야기하는 팀워크, 협업 역량, 커뮤니케이션 스킬의 근본적 토대다.
특히 그가 제시한 상사 관리의 원칙은 지금 봐도 탁월하다. "상사들은 개인이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일할 자격이 있다"는 인식, 그리고 "효과성의 첫 번째 비밀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여 그들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통찰은 현재의 감성지능이나 사회적 역량 이론과도 연결된다.
필자가 가장 감탄했던 마지막 예견은 마지막 부분의 '인생의 후반부 The Second Half of Your life' 였다. 그는 지식근로자들이 40년 후에도 일이 '끝나지' 않고 단지 더 '지루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가 제안한 두 번째 커리어, 병행 커리어, 사회적 기업가라는 개념들은 현재 우리가 이야기하는 '포트폴리오 경력', '슬래시 세대', '사회적 가치 창출'의 원형이자, 필자가 지금 고민 중인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경쟁력 확보'에 대한 실마리였다.
특히 "40세 전에 시작하지 않으면 60세 후에도 하지 않는다"는 관찰이나, 인생의 좌절에 대비해 두 번째 관심사를 미리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은 나에게 직접 전해주는 조언처럼 느껴졌다. 오늘 날 경력 전환이나 생애설계 이론의 주요한 내용이기도 하다. 드러커는 이미 25년 전에 '100세 시대'를 대비한 인생 전략을 제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드러커의 글을 읽으며 가장 깊이 공감한 부분은 '자기 인식의 중요성'이다. 현재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며, 전통적인 산업 구조는 해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과 비교한 상대적 우위가 아니라, 자신만의 고유한 강점과 가치를 찾는 것이다. 자기 인식은 자존을 높이고, 높아진 자존감은 자기효능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
드러커가 강조한 대로, 사람은 강점으로만 성과를 낼 수 있다. 나 역시 이를 개인적으로 수차례 경험했다. 언젠가 제대로 경험했던 일들은 훗날 언젠가 반드시 잘 써먹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과거에는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고 노력했지만, 정작 큰 성과를 낸 것들을 돌이켜보면 모두 내가 원래 잘하던 것들을 더 발전시켰을 때였다. 약점 보완에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강점을 극대화할 때 더 큰 만족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다.
'자기만의 무기(성과를 내는 방식, 학습 방식 등)로 승부해야 한다'는 점도 크게 공감했다. 드러커가 제시한 다섯 가지 질문은 결국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다. 나의 강점, 성과 방식, 가치관, 소속감, 기여 방식을 명확히 아는 것은 단순히 개인적 성찰을 넘어 명확한 자기인식을 통해 생애경쟁력을 구축하는 핵심이다.
변화하는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적 기준을 갖는 것, 그리고 그 기준에 따라 일관되게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25년 전 드러커의 예견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CEO가 되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의 통찰을 바탕으로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내가 가진 고유한 강점을 발견하여 그것을 무기로 삼아 나만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명제를 다시금 되새겨 본다.
Success in the knowledge economy comes to those who know themselves—their strengths, their values, and how they best perform.
지식 경제에서 성공은 자신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 찾아옵니다 — 자신의 강점, 가치관, 그리고 가장 잘 수행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이죠.
2025.07.15 Self-Contai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