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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by 방승천

Jacques Lacan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재해석하여

개인은 타자(他者, Other)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말했다.

내 세대의 많은 이들, 그리고 나 또한 이러한 삶의 궤적을 쫓았다.


욕망의 척도가 타자라는 것은

남들도 원하는 것, 남들만큼 사는 것, 남들보다 더 잘 사는 것을

욕망한다는 의미인데,

이러한 유형의 욕망은

객체인 타자가 없다면 결국 무색해진다.


세상 나이 마흔(불혹)은

사람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이다.

주변의 사람도 많고 비교할 대상도 많다.


세상 나이 오십(지천명)이 피크라고 하더라.

지천명에 가까이 가는 동안 주어지는 기대와 역할도 많아진다.

하늘의 뜻 나의 사명까지 알게 된다고 하니 즐거운 덤이다.


그리고 나서 육십이 되어가면

우리는 타인의 말이 들린다는 이순의 경지에 다가선다.

주변 타자의 개체 수와 그들이 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든다고 하니

그 때 곁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라면 더 소중해 지지 않을까


실제 주변 50~60대의 선배님들은

타자와의 비교보다는

자신만의 취향과 선호에 맞는 삶을 선택하시더라.


명리학을 공부하다보니

타고난 일간의 고유한 기운은

육십갑자의 세운을 모두 살아본 환갑에 이르러

이후 더 강하게 발현된다고 하더라.


공자가 #논어 에서 설명한 불혹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이 아니라,

스스로 옳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를 모색하고 추구하는

진정한 나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유영만 교수님은 이러한 에너지성을 가진 욕망과 인간의 개성을

스피노자 철학의 정수인 에티카에서 가져온 '자신을 완성하려는 노력,

즉 코나투스(conatus)'로 설명했다.


#송길영 박사님의 #시대예보_호명사회 에서는,

자존은 축적을 추구하며 자립하는 삶에서 비롯될 수 있고,

자립 역시 자존과 축적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여기 의 #내목소리 에 집중하는 시간들이

바로 나의 미래를 위한 내밀한 축적의 과정일 것이다.

결국 새로운 꿈을 찾는 것이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든


시작은 지금, 여기, 나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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