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view
과학적 탐구를 통한 인간관계의 단순화
저자는 HCI(Human-Computer Interaction)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전문가로서, 인간관계를 탐구하기 위해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실험을 설계하고 의미를 분석한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27가지 실험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타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가능한가?', '모든 감정은 두 가지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팀을 팀으로 굴러가게 하는 세 가지 비밀' 등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컴퓨터라는 정적이고 일관된 환경을 통해 인간관계를 해석한다는 점에서 저자가 말하는 '사회가 보기보다 덜 복잡하다는 점'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난 20년 동안 연구에 몸담으면서 사회가 보기보다 덜 복잡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사실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간단한 규칙과 행동 양식을 따른다. 그런 규칙들은 "모험을 하지 않고는 얻는 게 없다" 같은 할아버지의 충고, "당신의 꿈을 펼치세요" 같은 대중 심리학자의 얘기,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같은 유명인사의 말처럼 모호하지 않다. 이 책은 이런 모호한 규칙들보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제대로 칭찬하고 비판하고, 성격이 다른 사람들과 일하고, 팀워크를 강화하며, 감정을 관리하고, 설득하는 방법을 다룰 것이다.”
The Man Who Lied to His Laptop (관계의 본심)
Clifford Nass, Corina Yen 저 | 2010년 | 방영호 역
들어가는 글 - 세상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1장 칭찬과 비판에 대한 오해와 편견
2장 성격이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는 법
3장 한 팀이 된다는 것
4장 타인의 감정에 대처하는 일곱 가지 방법
5장 설득력의 네 가지 기둥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저자는 컴퓨터를 통한 상호작용 실험으로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방법이 가능한 이유는 컴퓨터의 정적이고 일관적인 특성과, 다양한 상호작용 설계가 가능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특성이 독특하게 조합되어, 기존의 인간관계 실험 설계를 위한 '인간 실험공모자들'의 '너무나 인간적'인 특성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편차 없이 같은 일을 해낼 수 있고, 상대방의 의도하지 않은 판단이나 무의식적인 반응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컴퓨터는 또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성별이나 나이 등)을 드러내는 음성이나 표정이 없이도 다른 컴퓨터와 매우 유사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과 컴퓨터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밝혀야 사람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힐 최선의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이렇게 유의성과 각성의 수준을 따지기만 해도 감정의 미묘한 차이까지 파악할 수 있다. 우리 자신이나 다른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온갖 상상력을 발휘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화내는 태도를 '성났다', '약 올랐다', '몹시 흥분했다', '진저리 쳤다', '격분했다', '발끈했다', '격노했다', '짜증 났다', '신경질 났다', '눈이 뒤집혔다', '증오심에 불타올랐다',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식으로 아주 다양한 유형으로 인식한다. 이 모든 유형을 간단하게 유의성과 각성의 수준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유의성과 각성의 수준이 정확히 같다면 본질적으로 같은 감정 상태에 있는 것이다.”
Content
실험 07 - 겸손해 보이고 싶은가, 유능해 보이고 싶은가?
저자는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한 실험을 설계한다. 피실험자가 컴퓨터의 음성인식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도중 동일한 시점에 시스템이 인식 오류를 일으킨다. 이때 시스템은 겸손하게 스스로를 지적하거나 사용자에게 책임을 물었다. 실험 결과, 피실험자들은 겸손한 컴퓨터를 선호했으나 성능은 더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인간관계에서도 단순히 자기 탓을 하는 것은 스스로를 덜 유능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추가로 다음 실험에서는 타인을 비판하는 것의 부정적 영향과 칭찬하는 것의 효과에 대해 밝혀낸다.
“그런데 피실험자들이 두 시스템의 성능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피실험자들은 그들에게 잘못을 돌리는 시스템에 분명히 강한 반감을 보이면서도 그 시스템이 성능이 뛰어나고 인식 오류도 별로 일으키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두 시스템이 동일한 시점에 동일한 오류를 범했는데도 말이다. 이처럼 겸손한 태도를 좋아하면서도 그 시스템의 성능을 낮게 평가하는 것을 보면 자기 탓을 하지 않고 동료 탓을 할 때 더 유능하게 보일지 모를 일이다.”
실험 18 - 좌절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대화법
저자는 컴퓨터 게임을 통한 실험을 설계한다. 피실험자들은 게임을 하며 설계된 스트레스 상황을 통해 좌절감을 느낀다. 게임을 마친 후 세 가지 집단으로 나누어 설문을 통해 각각 감정 표출을 하지 못하거나, 감정 표출을 하거나, 감정 표출을 하고 감정 공감을 받는 상황을 만들었다. 추가 테스트를 통해 테스트 지속 시간을 측정하여 좌절감이 해소되었는지 확인한다. 실험 결과, 감정 표출을 하고 감정 공감까지 받은 경우에만 좌절감이 해소되었다. 이는 얘기를 잘 들어주기만 하는 것으로는 울적한 사람의 마음을 풀어주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컴퓨터에게서 정서적으로 이해를 받은 피실험자들은 다른 피실험자들보다 두 번째 게임을 오래 즐겼다 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이해하면 상대방의 좌절감에 연결된 높은 부정성과 흥분을 해소할 수 있다. 우리가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하고 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때 상대방은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흔히 얘기를 잘 들어주면 울적한 사람의 마음이 풀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이 실험은 단지 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실험 26 - 전문성 효과와 유사성 효과
저자는 광고 페이지를 통한 실험을 설계한다. 스웨덴 홍보 페이지를 보게 하며, 실험에 참가한 미국 사람들의 절반은 미국 억양의 영어로 관광 명소 소개를 들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스웨덴 억양의 영어로 관광 명소 소개를 들었다. 실험 결과, 장소를 소개하는 사람의 억양이 자신의 억양과 일치할 때 사람들은 그 음성을 더 선호했으며, 그 음성에서 신뢰감과 전문성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유사성-매력 효과가 작용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주관적인 변수에 이끌렸으며, 고향 사람이 관광지 소개를 정확하게 한다고 느꼈다! 소개하는 장소에 상관없이, 미국 사람들은 미국 사람이 제공하는 정보가 더 정확하다고 평가했으며, 스웨덴 사람들은 스웨덴 사람이 제공하는 정보가 더 정확하다고 평가했다. 스웨덴 사람이 스톡홀름을 잘 알고 미국 사람이 뉴욕을 잘 알 것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요컨대, 전문성이 분명히 드러날 때도 유사성과 그로 인한 신뢰성이 결합되면서 설득력이 더욱 높아졌다.”
Reflection
인간은 합리적인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컴퓨터를 통해 인간관계를 이해한다는 점에서 큰 신선함을 느꼈다. 나 자신과 인간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을 구체적으로 밝혀내며,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꽤 직관적이다. 아마도 현대인들은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과 같이 스스로를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양한 자극과 미디어의 마케팅에 휩쓸려 살아가며, 이러한 비합리적인 부분도 인간의 모습 중 일부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과 같이 인간에 대해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휩쓸리는 것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우리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단계일 것이다.
책 너머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디폴트 모델이 많은 부분에서 실제의 경우와 다를 수 있으며,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통찰을 통해 새롭게 배우고 더 발전할 수 있음을 느낀다. HCI나 심리학, 사회학과 같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과학은 2000년대 이후로 크게 발전하며 다양한 양질의 정보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러한 과학 연구들이 인문학 고전의 통찰들과 결합되었을 때 큰 시너지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최신 과학과 인문학적 통찰은 서로 대립하기보다는 서로를 보완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 책과 같은 인간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우리에게 단순히 정보만을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닌, 우리가 새롭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인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