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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강산 Sep 20. 2023

짝사랑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나쁜 것을 없애버린다고 해서 좋은 것이 생기지는 않는다 (팀 페리스)

나쁜 것을 없애버린다고 해서 좋은 것이 생기지는 않는다. 없어진 자리는 빈 공간으로 남는다. 돈 때문에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 최종 목표는 아닌 것이다. 더 잘 사는 것,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나는 4시간만 일한다> 팀 페리스 著, 273P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글귀가 와닿는 경우가 있다. 


팀 페리스<타이탄의 도구들>을 쓴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성공한 투자자, 팟캐스트 진행자, 강연자 등 수많은 명함을 달고 다니는 인플루언서다. 그의 출세작은 제목부터 도발적인 <나는 4시간만 일한다>란 책이다. 여기서 4시간은 하루가 아닌, 1주일 기준이다. 


이 책에서 페리스는 1주일에 4시간만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일부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몰래 인도에 있는 개인 비서를 고용해 일상적인 업무를 위임하라는 식으로, 미국 같은 선진 영어권 국가에 사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지만 그 외에도 곱씹어볼 만한 내용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인생을 사는 지혜, 더 적합해 보이는 표현으로 '기세(氣勢)'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출간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더라도 여전히 유효한 조언들이다. 


책을 읽다가 '나쁜 것을 없애버린다고 해서 좋은 것이 생기지는 않는다'라는 문장에 밑줄을 쳤다. 돈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한 말이지만, 이 문장을 접하는 순간 다른 맥락에서 크게 공감하게 됐다. 


적수가 사라진다고 짝사랑이 성공할까


연애보다 짝사랑이 익숙하던 시절. 보통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겐 남자친구가 있었다. 나한테 매력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 눈에도 매력적으로 보일 확률이 높다. 그럴 때면 속으로 생각하곤 한다. '저 녀석만 없으면 내가 그녀의 옆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텐데'라고.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한텐 나쁜 사람, 적이 된다. 


하지만 현실은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열과 성을 다해 그녀와 가까워지고 결국 그녀가 남자친구와 헤어지더라도 자동으로 나에게 기회가 오지는 않는다. 인생에서 '나쁜 것(?)'을 없애버린다고 해서 좋은 일이 생기지는 않기 때문이다. 


결국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나만의 경쟁력으로 그 자리를 쟁취해야 한다. 아무리 지금 그녀와 친하다고 해도, 힘들 때 나에게 먼저 전화한다고 해도 그녀가 나를 차순위 남자친구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보단 '남사친'의 카테고리에 포지셔닝해 놓았을 가능성이 크다. 나를 편하게 생각하고 가까이 지내는 건 연애 감정이란 측면에선 되려 안 좋은 신호일 수 있다. 




결국 짝사랑이 실패하는 이유는 소극적인 '2등 전략'에 머물기 때문이다. 짝사랑에서 탈출하려면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그 사람 주변을 맴맴 돌면서 변죽만 울리다가는 결국 죽도 밥도 안 된다. 운 좋게(?) 죽을 쑤는 데 성공하더라도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개한테 뺏기는 더한 비극을 맞을지 모른다.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조심스럽게 '구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응원해 주시는 에너지에 힘입어 꾸준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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