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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Jul 02. 2017

고요한 골목 책방들

해방촌의 감성 책방 #고요서사 #별책부록

오늘은 사실 나갈 생각이 없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날씨가 흐렸지만 비가 오지 않아 교회 갈 준비를 잔뜩 했는데 막상 나가려니 장대비가 쏟아부었다. 그래서 다시 옷갈아입고 집에 있을 준비를 했다. 오전에 나혼자 산다에서 전현무의 하우두유두 에피소드를 보며 깔깔거리며 옥수수 몇 개 먹고 볶음밥 먹고 멍.. 때리다 밖을 보니 왠일로 비사 그쳐 있다. 시계를 보니 2시 30분 왠지 나가고 싶은 마음이...


후딱 머리 질끈 묶고 선크림만 바르고 밖으로 나왔다. 왠지 서점같은 곳이 땡겨 해방촌 전문가 언니와 런드리 프로젝트 카페에서 만났다. 많이 복잡해지긴 했어도 뭔가 자유로운 해방촌이 좋다. 빨래하며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 틈에서 아아 한잔 하고 첫번째로 별책 부록으로 갔다.


별책 부록은 좀더 독립출판된 책들이 많았다. 예쁜 에코백들도 많았고 여행서적, 일상 서적, 감성 서적들도 많았는데 딱히 꽂히는 책은 없었다. 일단 나와 철든 책방으로 향했다. 근데 가는 길이 영 분위기도 험하고 도망가고픈 분위기인데 신기하게도 그런 곳에 따뜻한 느낌의 갤러리와 카페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신기했다. 이런 구석까지 자리잡은 사람들.


오늘은 아쉽게도 철든 책방은 휴무.

그 다음 마지막으로 고요서사로 향했다. 시장길을 나와 조금 더 탁트인 골목길이 나와 기분도 상쾌했다. 비온뒤 바람의 그 쾌적함이란..


그렇게 도착한 고요서사.

벽돌 느낌이 좋다. 근데 안에 느낌이 더 좋다.

그런데. 안에 나열된 책들이 더 좋다.


다른 데와 달리 이 곳은 문학이 컨셉이라 리터 잡지부터 속죄, 버지니아 울프의 책들, 김영하 오직 두 사람, 박준의 산문집이 가장 앞에 놓여져 있었다.


그렇게 책 하나하나가 책방 곳곳에 관심있개 놓여진 느낌이었다. 한 쪽에는 와인과 책이 함께 있었고 한 쪽에는 산문집들이 한 구석에는 수진 손택의 책들도 나열되어 있었다.


그 곳에 책 두 권을 골라잡았다. 가벼우니만큼 휴가 때 읽고 싶은 마음으로...


피츠제럴드의 단편집 한 권, 게으름에 대한 변명 이런 책 하나. 둘 다 민음사에서 나온 책인데 디자인, 무게, 가격 모두 마음에 든 착한 책들이다.



책 두권과 함께 뿌듯한 마음으로 친구랑 해방촌 메인길로 다시 돌아가 와인 두 잔으로 두 시간 반 가량  왕수다를 떨고 다시 비가 내리는 길을 뚫고 집으로 돌아왔다.


책을 의미있게 다루고 추천하는 작은 서점들.

곳곳에 감성과 지성을 전파하는 서점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한 명의 보통의 직장인에게 기분 좋은 일요일을 선물해준 작은 책방 사장님들께 고마운 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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