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요가, 부트캠프, 플로우 요가
방콕 출장 기간이 꽤 길었던 지난 4월 초. 출장 기간 필라테스 수업을 빼먹는 만큼 호텔 Gym을 이용하려고 운동화를 챙겨갔는데 막상 가서 하자니 런닝, 웨이트가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런칭 됐던 구아바 패스 4회 트라이얼을 1,600바트 (6만원 정도) 주고 구매하여 총 3회의 운동을 해보았다. 주로 지역 별로 필라테스, 크로스핏, 요가, 무에타이 비거나 클래스가 있어 선택폭이 넓다.
호텔이 Sathorn 지역에 있어 사무실 가기 전에 가까이 할 수 있는 운동을 보니 크로스핏과 요가가 있었는데 크로스핏은 아무래도 너무 힘들 것 같아 요가 클래스로 예약했다. 방콕의 리복 크로스핏은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요가도 사실 6개월 정도 배우긴 했지만 안한 지 오래라 걱정은 됐지만 어쨌든 필라테스를 계속 해서 크게 무리될 것 같진 않았다. 오전7시 클래스를 가기 위해 아침에 부지런히 준비해서 센터에 도착했다.
오피스 건물에 있는 센터라 굉장히 모던하고 깔끔했다. 들어가자마자 정말 운동하고 싶어지는 분위기. 구아바 패스로 예약했다고 얘기하고 수건 하나 받아들고 뻘쭘하게 자리잡고 있으니 몇몇 로컬 아주머니들이 하나 둘 오기 시작했다.
7시 땡 하자마자 남자 요가 강사가 와서 태국어와 영어로 수업을 진행했다. 생각보다 하드코어이긴 했다. 다들 실력도 있는 분들이라 오랜만에 정확한 자세로 따라가기가 좀 힘들었다. 물구나무 동작할 땐 나빼고 모두 다리를 훅훅 넘기는 모습에 쫄리기도 하고... 뭔가 자극이 되는 아침이었다.
그렇게 땀을 쭉 빼고나서 호텔로 향하는 기분은 정말 오랜만에 느낀 상.쾌.함. 이다.
두번째 예약은 토요일 아침이라 하드코어한 운동으로 갔다. 방콕에서 꽤 핫하다고 소개되는 The Lab에서 30분 부트캠프로 예약했다.
가보니 한남동 리복 센티넬과 비슷한 구조에 비슷한 운동 기구들이다. 다행히(?) 로윙 머신은 없는..
이 곳은 30분 단위로 운동이 진행되는데 지켜보니 30분 세션을 두 번 진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30분은 좀 부족할 수도 있겠으나 나한테는 간만의 부트캠프라 충분했다.
워밍업 5분 후 20분 간 다섯 개 스테이션의 운동을 반복하였다. MB squat thrust, 대형 타이어 플리핑 후 버피, TRX 동작, 캐틀벨 스쿼트 등의 운동을 20초 운동 / 10초 휴식으로 20분간 진행되었다. 정말 단시간에 빠르게 온 몸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느낌. 오랜만이다. 이 맛에 중독되어 3년 전에 엄청 하기도 했던.
세 번째 클래스는 따로 사진은 찍지 못했는데 운좋게도 예약자가 나 뿐이라 일대일 요가 클래스를 가졌다. 동작도 스트레칭 위주라 전날 무리한 근육을 풀어주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4일동안 빡센 요가, 크로스핏, 요가를 반복했더니 일요일부터 컨디션이 바닥을 치기 시작한... 궁금증에 시작했다가 체력을 너무 빨리 소진해버렸다. 그만큼 저체력이 되었구나 자기 검진의 시간을 가지기도...
1회를 남겨둔 채 출장 기간이 끝나서 아쉽긴 했지만 3번의 클래스는 모두 만족스러웠다. 방콕 자체가 외국인이 많아서 강사들의 영어도 너무 자연스러웠고 하나같이 친절하고 어색한 분위기 없이 클래스를 진행해서 에너지를 같이 받아가는 기분이었다.
한국의 구아바패스는 다소 일부 지역에만 있어서 쓰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장기간 동남아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한다면 충분히 써볼만한 패스인 것 같다.
어쨌든 구아바패스 덕분에 뭔가 방콕을 더 잘 알게된 기분이다. 로컬들이 이렇게 운동을 하며 사는 구나...그리고 운동 실력도 굉장하구나...무에타이의 나라라 그런가 운동 강도가 꽤나 쎈 편인 듯 하다.
딱 한 달만 방콕에서 일하지 않고 살아보고 싶다. 운동하면서 마사지 받고 카페에서 커피나 한잔 하며..
그런 날이 언제 올지는 몰라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