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또리 산책은 그날그날 당번이 돌아가면서 하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또리를 산책시키는 일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4월 7일은 벚꽃이 한창이었고 나들이를 부르는 날씨였다. 그리고 웬일로 엄마, 아빠, 내가 모두 일정이 없어 집에 있었다.
"우리 또리 벚꽃 구경시켜주자. 돗자리 갖고 가서 중간중간 쉬면서 가면 또리도 괜찮을 거야." 라는 엄마의 말에 아빠와 나는 나들이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돗자리와 음료를 챙기고 또리와 함께 벚꽃 나들이를 나섰다. 늙은 또리가 너무 힘들어하지 않을까라는 걱정과 오랜만에 함께 하는 나들이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지니며 길을 나섰다.
이렇게 중간중간 쉬기도 하면서 또리는 생각보다 잘(?) 걸어갔다. 드디어 벚꽃이 한창인 곳에 도착했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또리는 기진맥진.
꼬리는 아래로 푹 내려가 있으며 헥헥거린다.
결국 내가 또리를 데리고 먼저 집에 가고, 엄마와 아빠는 벚꽃 데이트를 조금 더 즐기시기로 하셨다.
그렇게 나 혼자 또리를 데리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또리가 자꾸 뒤를 돌아보는 것이 아닌가. 뒤를 돌아보는 이유는 매우 뻔하다.
뒤를 돌아보는 이유는 1인자인 엄마를 찾기 위해서다. 모든 순간을 1인자와 함께 하고 싶나 보다. 우리 노견 또리, 딱 봐도 너무 힘들어 더는 못 걸을 것 같은데도 1인자와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나 보다. 누나가 너 생각해서 조기귀가 하는 건데... 누나 마음도 몰라주는 야속한 또리.
집 가는 20분 동안 10번은 뒤돌아본 것 같다. 나중에는 1인자와 함께 복귀하는 벚꽃 나들이를 가기로 또리와 약속했고, 그 약속은 바로 3일 후 지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