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예상 구독자 수: 4명
또리는 너무 귀엽다. 똘망똘망한 눈, 솟아오르면서 한 번 접힌 귀, 커튼 같은 꼬리, 고급스러운 털, 이렇게 완벽하게 생긴 강아지가 있을까 매일 감탄하면서 산다. 이런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또리 유튜브에 올리면 대박 날 텐데! 너무 귀여워서 바로 인기 유튜브 채널 되는 거 아니야?!"
이런 나에게 엄마는 늘 말씀하신다.
"아무도 안 봐. 구독자 수 4명일 거다. 엄마, 아빠, 너, 동생."
엄마의 요점은 이렇다. 또리는 우리가 기르는 강아지니까 콩깍지가 씌여서 가장 예뻐 보이는 것이고, 객관적인 눈으로 보면 더 귀여운 강아지들이 많아 주목을 끌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엄마의 말씀을 듣고 난 '그럴리 없어.. 이렇게 귀여운데? 무조건 바로 대박이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을 바꾸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생긴다.
바야흐로 작년 가을, 교실에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쉬는 시간이 되자 학생 한 명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 듯이 다가와 "선생님 저 유튜브 해요! 좋아요 눌러주세요."라고 말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유튜브 채널 이름 알려달라고 하고 영상을 찾았다. 영상 속의 그 아이는 해맑게 놀고 있었다. 좋아요를 눌러주자 신나는 표정으로 폴짝폴짝 뛰었다. 다른 영상들도 얼핏 보니 평균 조회수 10회 정도 되어보였다.
내가 좋아요를 누르는 것을 본 다른 학생 한 명도 다가왔다. "저도 유튜브 해요 선생님! 저도 좋아요 눌러주세요."라고 말했다. 역시 좋아요를 눌러주자 뛸 듯이 기뻐했다. 평균 조회수는 10회 정도로 앞 학생의 조회수랑 비슷했다.
불현듯 또리 생각이 났다. 1학년 귀여운 학생들이 경쟁이 치열한 유튜브 세계에서 뜨기 힘들었듯이 또리 역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내 눈에는 가장 귀엽고 예쁜 강아지지만 유튜브 세계에서는 주목받기 힘들겠다는 깨달음이 밀려왔다. 엄마의 말씀이 완전히 이해되었다. 그 후 또리를 유튜브에 올리면 대박 날 것이라는 희망과,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올렸으면 대박 났을 텐데 안 해서 아쉽다는 생각은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뭐, 어차피 생각해 보니 또리는 i 성향의 내성적인 강아지라 많은 관심을 부담스러워할 것 같다.
비록 또리는 유튜브 조회수 1000만명에 빛나는 스타견은 아니지만 나의 눈, 우리 가족의 눈에는 또리가 가장 귀엽다. 오늘도 함께 저녁 먹으면서 또리의 귀여움에 대해 토의하였다. 모두 또리에게 사랑의 콩깍지가 단단히 씌어있음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