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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적당하면,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by 별민이

적당하다. ( 適當하다 )

1.정도에 알맞다.

2.((주로 ‘적당한’, ‘적당하게’ 꼴로 쓰여)) 엇비슷하게 요령이 있다.






남들처럼 공부하고, 남들처럼 결혼하고, 남들처럼 일하고, 남들처럼 살면

내 삶이 적당히 흘러갈 줄 알았다.


하지만 결혼 후, 신혼생활도 없이 바로 임신, 출산, 육아로 내 시간은 채워졌다.

남들처럼 살고 있는데,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순간들 속에서도 마음 한구석이 늘 허전하고 헛헛했다.

그 감정을 들여다보니, 그것은 "외로움"이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평소 좋아하던 드라마와 영화를 다시 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예전과 다르게 드라마를 보는 나의 시선이 변해 있었다.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인물의 상황에 몰입하고 대사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보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을 움직인 대사들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블로그를 열어, 드라마 리뷰를 남기기 시작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작품이 아니라, 내 마음을 움직인 대사를 중심으로 리뷰를 썼다.

그 일이 즐거웠다.


그렇게, 나는 나만의 취향을 발견해갔다.



"취향은 나로 연결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는 과정은 결국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이제는 남들처럼이 아니라, 오롯이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나를 설레게 하는 것들을 더 깊이 파고들고, 나만 아는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이 즐거워졌다.

이런 걸, 나는 '덕후 기질'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잠재되어 있던 나의 덕후 기질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한계도 찾아왔다.

덕질은 잠시 쉬어가게 되었지만, 필사와 글쓰기만큼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하자."


‘잘’해야 한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나만의 적당함을 찾아보기로 했다.


처음엔 잘하는 분들을 따라가지만, 즐겁게 오래 하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나만의 취향을 알고, 나만의 속도로 가는 것.
내 눈에 적당하면,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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