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물에
돌을 던지는 것도
흙탕물로 만드는 것도
언제나 인간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지브리 영화가 CGV에서 재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임 없이 바로 예매해서 보고 왔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겠는가
한 사람의 희생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겠는가
비웃음이 난무했던
약 2천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해본다
인간과 자연을 정복하면
진정한 평화가 올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서로를 깨물고 질근질근 씹고
짓밟고 약탈하고 파괴하고
너네 인간이 우리 인간을 죽여서
또다시 너네 인간을 죽이겠다고
우리 모두 인간임을 잊었는가
다같이 멸망하기를 택했는가
아니야 짓밟아 얻는 승리는 승리가 아니야
평화는 서로를 옭아매지 않고
사랑함으로 공존하는 것 그 자체야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초래한 전쟁통 속
분노와 슬픔으로 빨갛게 충혈된 눈을 감고
우리는 내일의 보복을 꿈꾸며 오늘밤 잠에 든다
예수와 나우시카
참으로 숭고한 죽음이었다
그 십자가 앞에서 숙연해진다
무기를 쥔 손에 힘이 풀린다
우리는 투구를 내려놓는다
모든 크고작은 전쟁을 종결시키는 건
오직 사랑뿐임을 깨닫는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요 14:34)
예수 부활의 진위를 이성과 논리로 따져보겠다고 덤벼들었었다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이 모든 건 믿음과 선택의 영역임을 깨달았다
역사적 과학적 증거가 예수를 가리키고 있어도
어쨌건 믿지 않을 자는 끝내 믿지 않을 것이므로
자료가 불충분하고 증거가 불확실해서 시험에 드는 것이 아니다
이성과 논리의 영역을 넘어선다는 것을 일찍이 깨닫고 허탈해졌다
허무하고 답답했지만 기도했다
예수님이 진리시라면 당신은 살아계시는 영이시니
내게 그 믿음을 주세요
기독교를 택하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를 택했다
다만 예수 믿는 자를 크리스천(Christian)이라 칭하는가
그렇다면 나도 크리스천이다
'크리스천'은 그 이름을 믿는 자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가 진리임을 믿고 그를 닮아가는 자가 되는 것이겠구나
온유함으로 선하신 그가 우리를 사랑한 것같이
우리도 서로 사랑하며 살라는 것이구나
크고 장엄한 교회 건물도 의미가 없겠구나
그가 거하시는 모든 곳은 이미 아름다운 교회니
내가 그 안에 거할 때
내가 그를 선택할 때
나도 움직이는 교회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