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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cilia Choi Jan 14. 2024

층간소음은 누구 탓일까?

잊을만하면 뉴스에 나오는 층간소음, 내가 그 피해자가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제까지 좋은 이웃을 만난 것에 감사한다.

어느날 내 일상을 침범한 이 층간소음은 말 그대로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르고" "살인충동"도 일어난다.


첫 시작은 윗집이 떠들썩하구나 라고 생각하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일주일 동안 우당탕, 쿵쿵쿵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다.

층간소음의 고통은 소음이 아니다. 바로 진동이다.

불시에 쿵쿵거리고 계속 둥둥둥 울리는 상자 안에 하루 종일 갇혀 있다고 생각해 보자.

정신병이 안 걸리는게 이상할 지경이다.

(음악을 크게 틀어도 몸이 진동에 반응하기 때문에 소용없다!)


어머니께서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할아버지 집에 놀러온 유치원생 정도의 얌전한 여자아이는 집안에 들어오면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하였다. 가족들은 그런 그녀가 얼마나 귀여웠을까?

월요일부터 참기 시작한 소음은 새벽부터 시작되었다.

아이의 엄마는 새벽 6시쯤 집을 나선다.

"엄마 갔다올게~잘 지내고 있어~."

새벽인데도 시끌벅적하게 떠나는 그녀의 목소리는 육아에서 해방된 덕분인지 행복감에 가득차 있다.

그리고 나의 고통은 시작된다.

우당탕 쿵쿵 구르르르~


일주일동안 참다 결국 일요일 점심에 인터폰을 하였다.

죄송하다는 말이 경비원 아저씨를 통해 전달되었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오히려 몇 시간 후  더 크게 쿠쿠쿠쿵 거리면서 드르륵 거리는 소리가 한바탕 리더니 오후쯤 조용해 졌다.


아...이 사람들은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구나... 싶었다.

방학기간이 끝났는지 더 이상 소리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방학기간이 시작되었다.


토요일 아침9시부터 떠들썩한 윗집은 다시 쿠쿵쿵쿵 거리면서 전쟁을 선언하였다.

놀러왔구나 싶었는데, 저녁 9시가 넘었는데도 끊임없이 쿵쿵거린다. 아이의 돌고래소리는 덤이다.

쿵~쿵~ 뛰어내리는 소리에도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거보다.

나의 심장은 이미 진동과 같이 벌렁벌렁 거린다. 환청마저 들린다.

경비실에 인터폰을 하였지만 휴게시간 때문인지 받지를 않으신다.


결국 어머니가 올라가셨다.

"제주도에서 올라와서요 호호호 아버님 생신이라 놀러왔으니 좀 이해해 주세요."

아이 엄마로 추정되는 젊은 여자는 말로는 미안하다고 하지만 뭘 그런 일로 올라왔냐는 듯이 "싸가지 없이" 말했단다.

1차 경고 후에도 변하는 것은 없다. 여전히 여자아이가 엄마를 부르는 소리, 돌고래 소리가 들리고 쿵쿵 거리면 뛴다.

결국 화가 난 내가 올라갔다.


여자는 똑같은 변명을 한다.

제주도에서 올라오면? 할아버지가 생신이면? 공동주택에서 밤 9시가 넘어서 뛰고 소리지르는게 용인되는건가?발망치로 걷는건 생활소음이거니 참았는데 뛰는건 아니지않는가?

이 여자의 뇌구조가 궁금하다. 제주도 바닷바람에 뇌주름이 다 풍화되어 버린 건가? 아니면 비행기를 탈 때 상식이란 건 공항에 놔두고 온건가?

"지금 9시가 넘었는데 너무 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러게요, 제가 일찍 쟤워야 하는데...죄송해요"

"죄송하다고는 하시는데 아까랑 달라진게 없쟎아요. 저번에도 그렇고 이웃끼리 이러시는게 어딨어요. 이쪽에서 하루 종일 참았으면 밤에는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여자의 눈빛이 사나워진다.

결국 3~4분간 실랑이를 하다가 약속을 받고 등을 돌리는데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는 소리가 들린다.

자기는 나의 하루종일 (그것도 휴일을!!!)을 망쳤으면서 그 몇분도 못 참았나 보다.

역시 관상 is science...

참고로 그녀는 제주도에서 살아서 그런지 망아지처럼 발망치는 기본 탑재다. 몸도 작은데 무쇠다리를 가졌나보다.


아...이래서 사람들이 뉴스에 나오는 구나...

저절로 뉴스가 이해가 갔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변했을까? Never.


다음날도 변하는 것이 없어(느낌상 더 심해졌다. 애엄마가 부추키는지 아이는 미친듯이 엄마를 부른다!!!) 경비 아저씨께 부탁드렸다. 저녁에 경비아저씨가 찾아갔을 때 애석하게도 그들은  "편안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나의 집에 대한 개념을 "이웃과 마찰이 있는 스트레스가 가득한 공간"으로 무자비하게 바꾼 다음 룰루랄라 제주도로 떠난 뒤였다.


다음날 그들의 조부모로 추정되는 이들이 "손주가 셋이고, 생일이라 놀러왔다"라고 사과하였지만 그때 뿐이다.

그들은 주말마다 여전히 예고없이 나타나 새벽 2시에도 갑자기 쿵쾅거리고 엄마를 부르는가 하면, 지금은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밤 11시) 쾅쾅 거리며 문을 닫고 울고 소리를 지른다.

나 정신병원 밑에 사는건가? 하하하!


층간소음이 단순히 건축탓이라고?

천만에 ....이건 예의와 인성 문제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윗집의 아들 내지 사위로 추정되는 이는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고 담배재는 밖으로 버리는 몰상식한 인간이다. 끼리끼리 논다는 옛말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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