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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식 Oct 09. 2023

핑크렌즈 효과

 눈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한다. 그래서인가. ‘음식과 여자는 맨 먼저 눈을 통하여 들어온다'라는 미국 속담까지 있다. 하긴 사랑의 감정을 촉발 시키는 첫 관문이 눈이다. 오죽하면 청춘 남녀가 한껏 사랑에 빠질 때를 일컬어‘눈이 맞았다'라고 표현 할까.
  ‘여자가 말 할 때 그녀의 눈이 무얼 말하는지 경청하라'라는 속담도 있다. 이 말은 사랑하는 사람이 지닌 감정의 진실 여부를 탐지 하는데 눈만큼 좋은 기제를 갖춘 게 없다는 뜻일 게다. 이렇듯 우리 인체 중 유독 눈만큼 마음의 거울로 비유되는 인체 부위는 없는듯하다. 때론 눈이란 마음의 거울도 기만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눈으로 울지만 가슴으론 웃는다'라는 러시아 속담이 그렇다. 이렇듯 '눈'에 관련된 세계적 속담을 살펴보다가 세 딸을 둔 어미로서 인상적인 내용에 눈길이 머물렀다.‘유혹에 맞선 가장 효과적인 방어는 그대 눈을 감는 것이다.'라는 이스라엘 속담 때문이다.


 이 속담은 세 딸을 둔 필자로 하여금 가정교육의 소중함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일처럼 인생 최고의 행복이 어디 있으랴. 결혼 조건으로서 요즘은 물질을 우선적으로 꼽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 건전한 사고방식과 건강한 신체다. 여기서 건전함이란 평소 반듯한 사고방식이다.

 

 무엇보다 남녀 모두 결혼 하면 가정을 중시하고 부부 간에 사랑이 변치 않는 일일 것이다. 이에 대하여 딸들에게 결혼 생활 중 아내가 지켜야 할 덕목을 누누이 말해주어야 함을 새삼 깨닫는다. 이는 요즘 결혼한 부부들의 이혼 증가 때문이기도 하다. 또 있다. 최근에 그 전모가 백일하에 드러난 계곡 살인 사건만 해도 그렇다. 아내인 여인은 자신의 배우자를 한낱 물질을 취하기 위한 도구로만 생각했다.

 

 내연남과 공모, 저지른 살인 사건은 큰 충격을 안겨줬다. 결혼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랑이다. 사랑은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도 한 몫 한다. 사랑에서 존경이란 배우자 인품 및 그가 지닌 모든 것을 아끼고 존중한다는 의미가 아니던가. 이런 마음 자세로 배우자를 대해야 하는 아내가 오로지 돈과 욕정에만 눈이 멀어 자신을 철석같이 믿고 목숨처럼 사랑해온 남편의 목숨을 빼앗다니…. 인면수심의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게 아니어도 요즘 이혼 사유를 살펴보면 상대방의 외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는 여성도 사회적 지위가 향상돼 사회생활이 보편화 됐다. 이성과 접촉할 기회가 잦아진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해 이성의 유혹을 받는 일도 비일비재다. 이렇듯 결혼한 남녀가 불륜을 저지르는 심리 저변엔 자신의 현재 배우자보다 외도 상대가 더 멋져 보이는 '핑크 렌즈 효과' 탓이란다.
  

 그야말로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 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렌즈는 안경 역할을 대신 하지만 인간 본연의 신체부위로서 시 신경이 살아있는 눈은 아니잖은가. 이와 같이 육욕(肉慾)의 쾌미(快味) 추구라 할 수 있는 외도를 어리석은 사람들은 자칫 사랑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외도는 진정성 있는 사랑은 결코 아니다. 쾌락일 뿐이다.

 

 보험금을 노리고 한 남성의 순정과 귀한 목숨을 앗아간 최근의 '계곡 살인 사건'만 하여도 그 배후엔 내연남이 존재했다. 빗나간 사랑 행각이 불행을 초래하고 인생을 파멸로 치닫게 한 것이다. 이참에 세 딸들에게 또 한 번 힘주어 말해 줄까 한다. 결혼 생활은 기나긴 세월이다. 사노라면 권태기도 오기 마련이다.
  

 그렇다 하여 그 감정을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잡으면 결과는 불행과 파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련다. 뿐만 아니라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세 딸들에게 결혼 조건으로 멋진 외모, 능력이 전부가 아니라 결혼의 참의미를 가슴 깊이 인식하고 있는 남성, 딸아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하라고 타이르련다. 결혼 생활은 이미 채워진 행복을 만끽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구하지 못한 행복을 둘이서 하나하나 갈구하며 삶의 탑으로 쌓는데 그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딸들에게 지난날 필자에게 친정어머니께서 간곡히 부탁했던 이 말도 들려주련다.
  

 시댁 가문을 빛내는 현모양처가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유교적 사상이 짙게 배인 말일지 모르나 아직도 필자는 여자는 정숙하고 부덕을 갖춰야 남의 가문을 빛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대의 훌륭한 여성 조건은 사회적 능력일지 모르나 그보다 앞서는 게 있다. 높은 지성과 지혜로 남편을 내조하고 가정을 이끌며 자녀 교육에 솔선수범 하는 일이다. 이런 정숙한 여인에게 '핑크 렌즈 효과' 따윈 저속한 속물들의 눈먼 짓거리쯤으로 비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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