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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지금 Jun 13. 2024

해외에서도 미니멀라이프는 이어진다.

해외에서 짐은 한국에서 보다 더 큰 무게로 다가옵니다.

이동이 잦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한 장소에 많은 짐은 시간과 돈의 사용을 넘어서서 이동의 제약과 직결됩니다.

 

이사를 위해 짐을 싸보면 거듭 꼭 필요한 물건만 지니고 살겠다는 굳은 다짐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무거운 짐박스를 들다가 허리가 휘청하거나

발에 책 더미가 걸려 눈물이라도 찔끔 날만치 아픈 순간을 겪다보면

절로 미니멀라이프를 찾게 되지요.


이스라엘에 오기전부터 나름 열심히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해왔습니다.

한번 마음이 기울면 스스로 만족할때까지 집중적으로 하는 편이라 미니멀라이프를 한창 진행할때는 울림이 생길만큼 거실을 다 비우고 지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해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을 구분하고 비우며 사는 훈련을 어느정도 하고나니 이제는 어디서든 그 환경에서 나름의 미니멀라이프를 만드는데 필요한 나만의 힘이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와서 첫 집을 구하고 1년의 월세계약을 맺고 이사를 했습니다.


1년 후 다시 이동을 해야하기에 최대한 짐을 늘리지않고 간소하게 살기로 다짐했습니다.


이제 이사하고 2개월여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무리 간소하게 꼭 필요한 것만 두자고 했어도 어린 아이들 두명을 키우는 4인 가족이니 칫솔 4개는 꼭 있어야 하듯 필요한 물건의 수량의 절대치는 늘어날 수 밖에 없지요. 그래도 항상 물건을 들일때는

"  꼭 필요한 물건인가? 현재 있는 물건으로 대체해서 쓸 수는 없을까?" 를 질문합니다.


특히 가구류의 물건은 부피와 무게가 많이 나가므로

다음에 이사 나갈때 들고 갈만한 필요와 효용성을 두번 세번 따져보고 들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실천 중인 미니멀라이프의 일상입니다.


현재 우리 가족은 냉장고 없이 살기 중입니다.

냉장고는 있지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가전의 기능은 없고 대신 음식물 보관함으로 쓰고있답니다.

냉장고 하부장에는 채소와 과일 그리고 실온보관이 가능한 양념 및 장류를 넣어둡니다.


상부장에는 가루류와 건조식품을 둡니다.


이렇게 냉장고 없이 살기를 두달여간 해보니

충분히 가능합니다.

변질되기전에 먹어야하니

신선한 상태로 채소와 과일을 빨리 요리해서 먹게됩니다.

딱 하루치 필요한 만큼의 고기와 냉장식품만 구매해서 바로 조리를 하니 식료품을 재어두지 않게되고 훨씬 싱싱한 식재료로 식사를 하게됩니다.


한눈에 식재료 파악이 되니 장볼때도 사야할것이 금방 결정이 되고

특히 실온보관 가능한 식재료로 한정이 되니 장보기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아이들 책을 쓰지않고 화단에 그냥 버려져있던 아이용 의자를 책장 삼아 꽂아두었습니다. 팔걸이가 다 있어 나름 책을 잘 지지해줍니다.


예루살렘에도 이케아가 있습니다. 조립형 책장을 살까 고민하다가 이사나갈때 무거운 짐을 만들고 싶지않아 미루던차에 딱 이 의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책을 꽂고 진열해두니 아이들 눈높이에도 맞고

책장 기능을 잘해내어 정말 만족합니다.



침대 매트리스 커버를 선물받았습니다. 그런데 더블사이즈라 싱글매트리스 두개를 붙혀서 쓰는 우리집 침대와는 사이즈가 맞지않습니다.


얇은 면으로 통풍도 잘되고 땀도 잘 흡수하는 봄여름용 천이라 지금 계절에 딱 맞습니다. 매트리스 커버 대신에 이불로 쓰고있습니다. 크기도 알맞고 피부에 감기는 촉감도 부드럽고 쾌적합니다.


4인용 식탁으로 쓰고있는 접이식 캠핑테이블입니다. 가벼워서 필요할때마다 위치도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미술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이사나갈때 툭 접어서 손잡이로 들고 나가면 되니

마음도 가볍습니다.



속옷 수납함을 따로 구매하지않고

짐 쌀때 썼던 여행용 주머니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가볍고 신축성도 좋아 부피가 큰 옷도 수납이 용이합니다.

특히 공간차지를 안하고

나중에 그대로 짐가방에 넣어가면 되니

세상 편합니다.



따로 냄비를 사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들고 온 6인용 압력밥솥으로 모든 종류의 국, 수육, 찌고 삶는 요리를 다합니다. 압력밥솥이라기보다는 만능솥에 가깝습니다.  밥은 3인용 미니밥솥으로 하루 2번 하고 취사가 끝나면 바로 전원을 뽑습니다. 갓지은 밥을 매끼 먹는 맛에 하루 두번씩 쌀 씻는것도 넉넉히 할만합니다.


압력밥솥에 수육 해보셨나요? 참 쉽고 시간도 짧게 걸리고 맛도 좋답니다.


예루살렘에서도 계속되는 미니멀라이프.


가볍고 단정한 일상.

꼭 필요한 것으로 채우는 단단한 삶.


미니멀 라이프는 해외에 나와 살며 마음이 흔들릴때면 저를 견고하게 붙들어주는 든든한 친구같습니다.

흔들리는 마음의 파도는 곧 사라질 힘없는 존재지만 날씨가 어떠하든 늘 해왔던 루틴은 탄탄한 항구의 기둥처럼 힘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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