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는 월세집의 주방은 크기가 작다. 간소하게 식사준비를 한다고 해도 밥 안치고 국 하나 올려놓고 볶음용 야채라도 썰라치면 조리대가 상당히 비좁게 느껴진다. 팬트리라고 따로 부르는 공간이 있지 않고 양념통 옆에 이런저런 식재료를 같이 보관해둔다,
현재 우리집 찬장에는 조미김 4개 , 참치 2캔, 파스타면 한봉, 갓 개봉한 실란 시럽 한병 그리고 1/2 정도 남은 식사용 통밀빵이 있다. 당장 쓰지 않아도 되는 실온보관 식품이나 간식용 먹거리들이다.
조미김은 아이들 반찬이 궁해도 너무 궁할때 잘 쓰인다. 참기름에 간장 쪼르르 좀 부어주고 조미김을 채썰듯 짤라서 밥에 올려주면 고소한 맛에 한그릇 뚝딱 비워낸다.
참치캔도 고마운 식재료이다. 김치통이 비워질때쯤 김치국 파르르 끓여 참치캔 뚝 따서 참치살 올려주면 뜨뜻한 참치김치찌개가 나온다. 그도 여의치 않을때는 밥 위에 참치살 올리고 어른은 고추장에 고춧가루, 아이들은 된장 한스푼 올려 비벼주면 초간단 참치비빔밥이 된다.
파스타는 면이 먹고픈 날 이것저것 야채 썰어 볶고 소금간 하고 토마토 페이스트 섞어 내면 또 심플하게 한끼 식사가 된다.
아래 찬장에는 쌀 포대와 감자, 양파가 있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당근과 달걀도 보인다.
감자 당근 양파 그리고 김치용 양배추와 마늘은 항상 떨어지지 않게 준비해둔다.이 정도 구성이면 돌려가며 국도 끓이고 볶음이나 조림 등 다양하게 요리가 가능하다. 각각 따로해도 맛있고 같이 섞어 넣어도 맛이 잘 어우러지니 양을 가늠해서 식단을 구성하면 다른 식재료를 추가로 구매하지 않아도 간소하면서도 든든한 식사를 꾸려갈 수가 있다.
여기에 달걀은 천의 얼굴을 가진 식재료이니 좀더 차려내고 싶을때는 달걀물을 휘휘 풀어 채썬 야채 넣어 전을 부치기도 하고 볶음밥을 해보기도 하고 그냥 만만한 달걀말이를 올리기도 한다.
여기서 쓰는 냉장고는 한국에서 썼던 냉장고의 절반보다도 작다,
냉장고가 거대 팬트리가 되지 않도록 신선 식품은 가급적 빨리 소비하고 늘 다 채우지 않기위해 신경을 쓰는 편이다.
이런 식으로 스스르 제한을 두고 그 안에서 의식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 미니멀 키친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식재료를 줄이면 메뉴의 가지수가 같이 줄어든다.
가장 기본이 되는 채소를 늘 구비해두면 비슷한 반찬이지만 맛은 질리지 않는 간소한 식단을 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