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는 내가 살고있는 공간, 즉 집에서 지금 이 순간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대부분 우리가 어떤 변화를 만들기 위해 시도하는 일들은 준비과정이나 외부환경, 혹은 돈이 드는 경우가 많다. 새벽 수영이 그렇고 직장인을 위한 새벽반 영어수업도 그렇다. 하다못해 뒷산 등산이라도 가려면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한다. 하지만 미니멀라이프는 내가 미리 준비해야하는 부분이 전혀 없다. 내가 늘 머무는 공간에서 바로 지금 약간의 움직임을 들여 나에게 불필요한 물건. 그 하나를 비우기만 하면 된다.
일단 하나 비워보라. 늘 그 물건이 있던 자리가 갑자기 휑해보일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그 빈 자리가 가져오는 시원한을 느끼게 될 것이다.더 놀라운 것은 그 물건이 없어도 아무렇지 않다는 사실을 체험하는 것이다. 스스로 이 자유함을 느끼고 나면 이제 나도 '미니멀리스트'로 첫 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2. 물건이 주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냉장고 한 켠에 화석처럼 굳어있는 검은색 봉지를 발견한적이 있을 것이다. 내용물을 확인조차 하지않고 바로 쓰레기봉투로 던져버린적도 있을 것이다.
마트에서 묶음으로 파는 생활용품을 할인가에 사와서 팬트리를 열었는데 한달 전에 구입한 똑같은 구성의 세트를 발견한 적은 없는가. 계절이 지나 가벼운 재킷을 마음먹고 사왔는데 옷장 한구석에 색깔도 디자인도 유사한 비슷한 옷을 발견했을때는 또 어떤가.
그럴때 우리는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가진다.
'짜증'과 '죄책감'.
마구잡이로 뒤섞여 정리돠지 않은 공간을 마주할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말끔하게 정리를 해야할것 같은 그 부담감부터 이미 큰 정신적 짐으로 다가오고 이미 하루 일과로 지친 몸과 마음은 또 다른 과제 앞에 짜증이 난다.
그리고 우리는 멀쩡한 물건을 버리는 것에,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에 내 돈과 시간을 쓴 것에, 내 삶에 허투루 취급당하는 물건이 여기저기 방치되도록 놔두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결국 잘 살고 있지 못하다 라는 나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그 뿌리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부정적 심리는 물건에 대해 두 가지 태도를 가지게 한다.
나로 하여금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그 물건들을 더 방치해버리거나 혹은 새 물건을 들여서 그 전에 물건이 주는 스트레스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나에게 유익하지 못한 행동인줄 알면서도 그만두지 못하고 계속 하는 것이다. 결국 방치되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나 자신'이 된다.
미니멀라이프는 이러한 죄책감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준다.
나에게 불필요한 물건임을 알아보는 것 부터 이미 자신과 삶에 대한 통제력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다. 불필요한 물건을 알아보고 과감히 비우는 일련의 실천까지 행하다보면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주도성과 독립심이 드디어 힘을 받기 시작한다.
주변 사람과 상황에 휘둘리며 살다보니 나로서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이 모호해졌고 이제는 심지어 내 방에서 내 물건에게까지 책임있고 주체적인 주인으로 행하지 못하고 휘둘리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물건을 비우는 것은 속도가 붙는다.
뭔가 억울해서라도 아득바득 내 삶의 주체성과 통제력을 회복하고자 발버둥을 치게 되고 이는 물건을 비우고 남기는 과정으로 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