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J1 비자 발급 과정
인턴에 합격했다고 마냥 기뻐하고 있을 것이 아니었다. 대략 2 ~ 3개월 정도 소요되는 과정을 거쳐 J1 비자를 획득해야만 미국에 갈 수 있었다. 회사에서는 인터뷰 도중 비자 발급을 도와주는 스폰서 기관과 연락하여 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합격 메시지를 받고 나서 며칠 후 Icce라는 곳에서 메일이 왔다.
ICCE (International Culture and Career Exchange)는 미 국무성 산하 J1 비자 프로그램 스폰서 기관으로써, 인턴 참가자와 고용주를 심사하여 비자 취득을 위한 DS-2019 (인턴십 승인서)를 발급하고, 미국에서의 프로그램을 관리/감시/감독하는 역활을 합니다.
나의 경우는 icce가 내 비자 수속을 도왔고, Cenet이라는 곳이 스폰서 기관이었다. 비자 수속에 앞서 다음과 같은 서류를 보내달라고 하였다. 이 서류를 통해 J1 비자 취득 가능 여부를 검토한다고 하였다. (영문 이력서와 Participant Application Form은 파일을 보내주셨다.)
영문 재학 또는 졸업예정 증명서
영문 성적 증명서
Participant Application Form
영문 이력서
또한, 비자 수속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이야기도 메일에 언급되어 있었다. 비용은 미화 3,200불로 12개월 동안의 프로그램 비용이라고 하였다. 나는 인턴에 합격했으니 단순히 그냥 가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으나 일하기 전부터 약 400만 원 정도가 나가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가 가서 얻을 수 있는 것이 400만 원보다 훨씬 클 텐데 말이다. 이후 인턴십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인턴십 포지션과 전공의 연관이 있어야 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메일을 받았다. 다행히 나는 내가 가는 회사와 전공이 맞아떨어져서 걱정이 덜했었다.
순차적으로 비자 발급 과정을 얘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비자 발급 과정>
인턴 확정
프로그램 비용 납부
DS2019 발급 서류 수속
icce 영어 테스트
DS7002 발급 및 Cenet 인터뷰
DS2019 발급: DS2019 수령 후 대사관 인터뷰 서류준비 및 제출
대사관 인터뷰
비자 발급
* 비자 발급 과정 설명에 앞서 DS2019와 DS7002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DS2019: 미 국무성 기관에서 발급해 주는 인턴십 승인서로 이것이 있어야 한국에서 비자 인터뷰를 예약할 수 있다.
DS7002: DS2019를 취득하기 위해서 작성하는 서류 중의 하나로 보통 Training Plan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1년간의 프로그램에 대한 대략의 가이드라인입니다.
1, 2는 앞서 말했으니 바로 3부터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DS2019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DS2019에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한다. 재정적 보충 서류 그리고 invoice, 참여자 동의서, trainee program fee disclosure 이렇게 4가지 파일을 받았고 서명을 하거나 공란을 작성하도록 되어 있었다. 재정적 보충 서류의 경우, 인턴으로 오는 사람이 한국에 얼마나 재정적 기반이나 이러한 것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J1 비자의 목적은 외국인이 미국에서 일하거나 살기 위한 것이 아닌 트레이닝을 받고 귀국하여 양국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재정적 보충 서류는 재정적으로 지원을 해줄 가족이 한국에 있으며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라는 것을 증빙하는 서류가 아닐까 싶다.
DS2019 발급을 위한 서류를 제출한 이후에는 icce에서 보내주는 링크를 타고 들어가 영어 인터뷰를 봐야 한다. 이 사람이 인턴으로 가서 일할 정도의 실력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여기서부터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와 같은 생각을 했으나 막상 인터뷰를 보면 떨어질 수가 없다. 일방향적인 인터뷰로 화면에서 나오는 사람이 인터뷰 질문을 하면 화면을 보면서 일정 시간 이상 답을 하면 된다. 예상 질문도 보내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숙지만 해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5점 만점에 2.7점부터가 패스였고, 나는 3.72점을 맞았다.
이후 DS7002가 발급되었고 이 서류 안에는 회사명, 회사 위치, 직무, 급여, 슈퍼바이저, 트레이닝 플랜에 대하여 세세하게 적혀 있었다. 이 DS7002의 내용을 숙지하여 Cenet 인터뷰를 봐야 했다. 이번엔 일방향적인 인터뷰가 아니었고 실제 사람과 Zoom을 가지고 15분 정도 인터뷰를 봐야 했다. 이번에도 예상 질문을 받았으며, 예상 질문으로는 회사 이름, 슈퍼바이저 이름, 임금, 도착 후 72시간 이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회사에서 하게 될 업무 등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인터뷰에서 두 번 탈락하면 이 신청 자체가 취소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연유로 인터뷰를 보기 전 DS7002의 내용을 다 암기했던 것 같다. 긴장을 많이 했었지만 준비를 넉넉히 했던 탓인지 이번 인터뷰도 가볍게 통과했다.
DS2019가 발급되었고 대사관 인터뷰 신청 전 필요 서류들을 준비하였다. 필요 서류는 다음과 같다.
<대사관 인터뷰 필요 서류>
1. 여권
2. 영문재학증명서 또는 영문졸업증명서
3. 영문성적증명서
4. 영문경력증명서 (본인이 경력으로 가는경우)
5 (경력으로 가는경우) 본인의 소득금액증명원
6. 비자사진
7. 주민등록등본 또는 가족관계증명서
8. (재정보증인의) 재직증명서 또는 사업자등록증명서 사본 + 명함
9. (재정보증인의) 영문통장잔고증명서
10. (재정보증인의) 소득금액증명원
(8, 9, 10은 재정보증인이 준비를 해야한다)
해당 서류들을 준비해야 한다는 안내와 함께 인터뷰 ot 그리고 대사관 인터뷰 날짜를 잡아주었다. 대사관 인터뷰는 7월 21일 오전 9시 15분으로 잡혔으며 인터뷰 ot는 인터뷰 전 주로 잡혔다. 홍대에 있는 Icce 사무실로 가서 인터뷰 전 구비해야 할 서류들을 점검받고, 인터뷰 주의사항, 미국에 가서 해야 하는 것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인터뷰 ot 전에는 보험, 은행 계좌 등 미국에 도착하여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불안함이 많았으나 세세한 설명 덕분에 개비스콘을 먹은 것처럼 불안이 싹 내려갔다. 또 올해 내가 가는 회사에 누군가 가려 했으나 대사관 인터뷰에서 회사의 직무와 본인의 학과가 너무 연관성이 없어 떨어진 케이스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분한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는 덕분에 대사관 인터뷰에 대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대사관 인터뷰 당일 경복궁역 5번 출구에 내려 광화문을 거쳐 나오는데, 이때부터 인터뷰 결과에 대한 느낌이 좋았다. 내 인터뷰 시간은 오전 9시 15분이었기에 1시간 정도 일찍 미국 대사관에 도착했다. 도착하기 전부터 저 멀리 줄 서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날 날씨가 너무 더웠는데, 밖에서 줄을 20분 정도 섰다. 대사관 안에 들어갈 때 핸드폰과 전자기기를 반납하고 들어갔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대사관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비자 인터뷰는 2층으로 올라가서 진행된다고 하였다. 2층에 올라가니 길게 늘어진 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사관 분위기는 조용했고, 인터뷰하기 위해 줄을 1시간 넘게 섰다. 간혹가다 인터뷰 중 서류가 미흡하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비자를 받지 못하고 돌아갔다. 비자 인터뷰를 통과했다는 사실은 영사의 여권 처리 방식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권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차후에 비자를 여권에 붙이고 사전에 지정한 주소로 택배를 보내기 때문이다. 오래 기다린 끝에 내 차례가 왔다. 인터뷰 전 '인턴십에 참가하는 이유', '내 전공', '내가 인턴십에서 하는 일', '인턴십하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내 재정 보증인은 누구인지' 등과 같은 예상 질문들에 대한 답을 준비해 갔다. 예상 질문에 대한 답은 완벽히 준비했으나 앞에서 인터뷰가 잘 풀리지 않아 낙담하는 사람들이 있어 다소 걱정을 했다. 하지만 내 인터뷰는 1분도 안 돼서 끝이 났다. 내가 받은 질문은 '인턴십 하는 이유', '내 전공', '졸업여부와 졸업날짜' 뿐이었다. 비자 인터뷰를 통과해서 기분은 좋았지만 기다린 것에 비해 너무 금방 끝나 인터뷰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잠시나마 들었었다. 이제 남은 건 항공권 예매와 짐 싸는 것이다.
*인터뷰 이후
회사에 문의하여 근무 복장을 확인했더니, 유니폼은 따로 없으며 캐주얼하고 편한 옷을 준비하면 된다고 하였다. 옷을 잘 못 입는 사람으로서 캐주얼하고 편한 옷의 정의를 잘 모르겠다. 여권은 무사히 택배로 받았으며, J1 비자 발급 과정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이와 같은 과정을 처음 겪어보았는데, 생각 이상으로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다. 앞으로 비행기 표 구매, 국제면허증 발급, 환전, 짐 싸기의 과정만 거치면 미국에서 인턴 생활을 할 준비는 다 마치게 된다. 출국일이 다가올수록 설레는 마음을 잔잔하게 가라앉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서도 분명 잘할 수 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