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북
충남 천북.
오랜만에 고향 땅을 밟았다.
굴축제, 새조개 축제가 한창이다.
마침 월요일, 시간을 내 바람도 쐴 겸 보령 천북으로 향했다.
굴이 나를 불렀다.
흰 우유빛깔의 두꺼운 껍질 속 굴은 바다의 산삼.
옛날 나폴레옹이 즐겨 먹었다고도 한다.
굴구이 2인 코스.
해물찜, 생굴, 굴전, 굴무침, 칼국수 순서대로 탁자 위에 놓인다.
굴전이 먼저 나온다.
통통한 굴전이 노릇노릇 한 접시.
일단 젓가락이 굴전을 먹으라 한다.
입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바다의 향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굴회무침 또한 배와 곁들여져 상큼하고 달콤하다.
생굴은 어떤가.
생굴회는 바다의 짭조름한 맛과
바다의 숨소리 같은 향이
한결 입안 가득 퍼진다. 참 매력적이다.
때마침 굴찜이 오징어, 가리비, 새우와 함께 어우러져
한가득 찜솥을 메웠다.
이걸 다 어찌 먹지.
배가 부르다.
생굴, 굴전, 굴회무침까지 이미 먹어
배는 포만감으로 가득하다.
더 이상 들어갈 배가 없다.
찜굴은 까서 집에 가져가기로 했다.
칼국수는 맛이 그저 그렇다.
직접 면을 밀어 만든 것이 아니라
내 입맛을 흡족하게 해주지는 못했다.
굴영양밥은 맛있다.
굴과 잡곡, 호박, 굴 향기까지
돌솥에 가득하다.
면을 먹으면 안 좋은 남편.
당뇨에 심방세동까지 있다.
여기까지 왔으니 바닷가 카페나 가자고 했다.
무거운 내 머리도 식힐 겸.
주마다 다니던 낚시도
남편이 아파 못 가고,
몸은 답답하고 우울감만 나에게 남겨준다.
오랜만의 바다.
바다는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넓은 바다 끝으로 보이는 노을도 무르익어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