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는데 오빠는 떠났다

by 정인동화작가 시인

푸른 기운이 번지고 꽃이 피어나는 봄이다.
산새는 가볍게 날고, 시냇물은 쉼 없이 흐른다.
모든 것이 다시 살아나는 계절이다.

그런데 그 봄에, 둘째 오빠는 입원한 지 여섯째 날
조용히 이승을 떠났다.


남편의 시술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하루는 장례식장에 머물고, 다음 날은 병원으로 향해야 했다.
마음은 머물고 싶었으나, 발걸음은 떠날 수밖에 없었다.

예약된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았고, 나는 결국 병원으로 갔다.
남편의 시술은 다음 날, 오빠의 발인은 그다음 날이었다.

남편은 마지막 인사를 다녀오라 했다.


나는 새벽 세 시, 병원을 나와 오빠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마지막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나마 나를 붙들어 주었다.

혼자 지내던 오빠의 삶이 이렇게 갑작스레 끝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얼마 전까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이 이제는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


남은 우리 형제는 서로를 바라보며 살아가야 한다.

봄은 왔고, 오빠는 떠났다.

푸른 하늘과 숲이 있는 곳으로, 말없이, 가볍게.

그곳에서는 부디 편안하기를 바란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