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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협 Apr 30. 2024

#이정일 작가

소설 읽는 그리스도인

나는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복잡하게 써 놓은 거야,라며

소설 읽기는 비효율적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딱 꼬집어주는 자기 계발서나

해설서 같은 인문서들을 더 좋아했다.

​​

그나마 가끔 읽었던 소설들은

솔직히 자랑이나 시간 때우기용이었다.

그랬던 소설이 왠지 모르게

요즘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그쯤에 이 책을 만났다.

이정일 작가(목사)의 책
<소설 읽는 그리스도인>.

'소설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말을
이 책에서 처음 듣고 나는 놀랬다.

책 읽기 취미가 혹 우상은 아닐까,
가끔은 조심스러웠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것을 한 키에   
속 시원하게 정리한 느낌이다.

이제 소설을 가볍게 보지 못할 것 같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한 사람의 굴곡진 삶을 보며
나를 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대할 것이다.

그리고 그 느낌을 켜켜이 쌓아갈 것이다.

◆ 책 읽다가 날것 그대로 쓰다

'삶이 갈팡질팡할 때 우리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답을 찾는다. 자기 계발서는 그런 답을 주지만 소설은 다르다. 소설의 답은 심리적 죽음이나 감정적 혼돈일 때가 많다.(p29) - 나도 그래서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다. 거의 대부분은 자기 계발서, 실용서, 인문서였다. 읽기 편했고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설 읽기가 중요하다고?

'소설 읽기는 새로운 생각과 부드러운 감성이 싹을 틔울 토양을 만드는 작업이고, 세상을 감지하는 더듬이 하나를 더 갖는 일이다. 소설은 우리가 날마다 직면하는 고된 일상에 위로를 주고 동시에 자신과 타인이 살아가는 삶의 맥락을 깊이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래서 소설을 읽을수록 우리의 시야는 넓어지고 삶은 풍성해질 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세계와 하나님에 관한 계시에도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p51-2)' - 소설 읽기를 해야 하는 이유를 이정일 목사가 몸소 삶으로 체득한 것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이제 이런 관점으로 소설을 보면 될 것 같다. 잠시 쉬고 있었던 소설이 마구 그리워진다. '기다려! 이제 너를 소중히 대해 줄게.'


지금 이정일 목사는 이 책을 통해 나에게 반문을 한다.
'책 좀 읽었다고 하던데 그래서 당신의 문해력이 좀 나아졌나요? 당신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을 이해하는 폭은요? 남들의 생각을 내 것이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당신 자신만의 시선이 있나요? 더불어 신앙적으로도 성숙해지고 있는지요?...'

계속되는 이런 질문들은 낯설었고 어느 것 하나에도 자신 있게 답하지 못했다. 오히려 더 쪼그라들고 있는, 텅 비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어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이 책 때문에 나의 소설 읽기는 앞으로 확연히 달라지게 될 것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하나님이 직접 대면하며 말해주는 듯한 조금은 충격적이면서도 앞으로를 기대하게 한다.

이 책 속에도 낯선 작가와 책 그리고 문장들을 만나게 된다. 맨 뒤에 있는 <미주/참고문헌>은 앞으로 내가 책을 선택하는데 좋은 지침서로 남을 것이다. 얼마 전에 '낯선 작가 따라 산문 읽기'를 다섯 권 정도 연이어 읽은 좋은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이정일 작가 따라 소설 읽기'를 해 볼 생각이다. 기대된다.  

- 헤리의 반려책 이야기 ​ ​

문학은 비문학과 다르다. 희열을 독자 스스로 경험하게 한다. 자기 계발서라면 독자가 원하는 것을 깔끔하게 정리한 뒤 선물 상자에 담아 전달할 것이다. 독자가 고민하지 않도록 말이다. 하지만 문학은 다르다. 작가는 레시피만 알려주는 요리사같다. 그걸 가지고 각자가 실제 음식을 조리해야 한다. 그때 느끼는 음식 맛은 비슷하지만 다르다. 같은 레시피를 갖고도 독자는 자기만의 맛을 만들어낸다. 그게 희열이다.


- 이정일의 책 <소설 읽는 그리스도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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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헤리의 반려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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