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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May 12. 2024

샌드위치 바게트로 시작하는 아침

바게트와 프레첼의 차이를 알다

12시에 자고 4시 20분 알람에 깨어 어두운 방 침대에서 옆으로 누운 채 핸드폰에 한...시간을... 사용하고 배고파 부엌으로 나왔다.

어제 수업에서 만든 바게트로 선생님이 직접 설명하면서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 만들어 준 바게트 샌드위치를 사진 찍으며 먹었다.

갓 구워 한 김 식히고 반 갈라 바로 만든 샌드위치를 수업 신청할 때부터 먹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론 수업을 해야 해서 포장을 해주셨고 각자 수업 끝나고 가면서 드시라는 선생님의 말... 안 들을 수가 없었다. 수업을 해야 했기에.

수업 이틀 동안은 무척 배고팠었고 그래서 수업 때도, 수업 끝나고도 허겁지겁 빵을 많이 먹고 후회의 감정과 살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속에서 강렬히 느끼기도 했다.

 주차인 셋째 날은 수업 후 먹던 습관대로 먹었고 배고프지 않아 먹다 버릴 수 있었다. 하나도 배고프지 않았다.

다음날이자 마지막날인 어제는 아침부터 배고프던 요 며칠과 달리 시장기가 '요만큼'이라고 표현하는 그것만큼도 일지 않았다. 아침을 안 먹고 수업을 했다. 수업 중에도 배고프지 않았다.

  넘어 먼저 만들어진 라우겐 프레첼로 비싼 고급 재료 살라미와 페타치즈를 넣어 만든 샌드위치 반조각을 맛보았다.

라우겐 프레첼(이름을 처음 알았다), 긴 막대 모양의 프레첼을 하나 더 먹었다. 굵은 프레첼 소금을 씹을 때 짭짤함이 좋았다.

예전 독일 프랑크푸르트 혹은 본에서 사 먹어 본 짭짤보다 놀라게 짠맛을 느꼈던 하트모양 프레첼을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십 년 전 한 번 먹었던 기억을 회상시켜 주었다.

기억의 강렬함인가. 먹었던 맛의 강렬함인가. 오래전 한 번뿐인 기억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고 흐릿하다 느껴지지도 않고 기억하고 있고 떠오른다는 게 재밌기도 하다. 먹었던 기억, 맛의 기억이 글 쓰는 지금 그때 그곳에서 3주간 지냈던 기억을 찰나로 몇 개 떠오르게 한다.

프레첼이 가져다준 기억.

이후 두 시간 여 수업. 그리고 선생님과 개인 시간 삼십여분. 기차 타러 가는 길에서도 배고프지 않았다.

선생님이 이 샌드위치를 판매할 때 "두 시간 이내 드실 수 있으면 사세요"라고 하신다고 했다. 그때 먹어야 맛있다고. 시간이 지나면 바게트는 질겨지니까. 질깃한 식감의 바게트를 먹어야 한다. 잘 모르는 사람은 빵에 불만족을 가질  있다.

 말에 나도 가장 맛있을 때 '그 맛'을 맛보고 싶었다.

그런데 배고픔이 사라졌다. 먹은 프레첼이 소화되며 포만감이 생겼고 더 안 먹어도 되겠다고 느껴졌다. 시장끼 없고 배고프지 않고 안 먹어도 되겠다,는 식욕의 안정감을 얼마 만에 느끼는 건지 모르겠다. 바로 만든 빵으로 만든 바게트를 맛보는 것보다 식욕의 안정감, 편안함을 지니는 게 더 좋아 안 먹기로 했다. 그러기를 의도해서 한 게 아니라 편하게 그렇게 할 수 있었다는 게 중요하다. 좋은 감정. 편안함이 내게 있어선 최고의 감정이다. 어제 오후가 그랬다. 안 먹어도 됐다. 참는 게 아니라 안정된 상태로 가능했다. 그냥 그럴 수 있었다. 저절로 그렇게 됐다(같은 말을 의도가 안 들어간 편하고 자연스러운 당연하다는 뜻을 내포한 글을 쓰려다 보니 중복의 표현 같은 게 계속 쓰인다).


아침에 배고파 5시 넘어 바게트 샌드위치를 먹었다.
바게트 샌드위치 먹으며 프레첼을 꺼냈고 선생님이 만든 이쁜 모양의 쁘띠빵도 꺼냈다.
한나절 지난 작은 프레첼은 식감의 변화 없이 같았고 바게트 반죽으로 만든 쁘띠빵은 질깃-했다.


두 개를 같이 먹으며 느낀 건, 정말 오랜만에 맛본 (11년 전 집에서 만들어 먹은 후 처음이니까, 11년 만에) 프레첼의 독특하고 재미난 식감과 겉면에서 느껴지는, 진하게 혀에 닿는 특유의 맛을 오묘하게 맛있다 느끼며 먹다 질깃해 푸-하고 웃음이 터지려는 하룻밤 지난 미니 바게트의 익숙한 껍질맛이 더 맛있다고 느껴졌다.(한 문장이 너무 긴데. 눈으로 쓴 걸 다시 읽으며 매끄럽지 않고 긴 문장임을 느낀다. 그렇지만 고친데도 매끄럽지 않을 수 있고 한 번에 쓴 진실한 글맛이 안 느껴지기도 하고, 여러 번 고치며 시간을 쓰게 되고, 머리 사용으로 생길 작은 힘듦을 원치 않아 안 고치고 싶다)


---------------수정해 봄---------------

두 개를 같이 먹으며 느낀 건, 정말 오랜만에 맛본 (11년 전 집에서 만들어 먹은 후 처음이니까, 11년 만에) 프레첼은 독특해서 재미난 식감을 먼저 느꼈고 혀에 닿는 겉면에서 진하고 특유한 맛을 느껴 오묘하게 맛있는 맛이었다. 하룻밤 지난 쁘띠빵은 익숙한 바게트의 껍질맛이 질깃해 푸-하고 웃음이 터지려 했다. 그런데 프레첼보다 더 맛있는 걸,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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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첼은 오랜만에 먹는 맛이었고 그래서 새로웠고 재미와 특별함에 맛있다 느끼고 먹고 싶었다면 모양도 예쁘고 저배합 빵이 는 투박함을 지닌 쁘띠빵은 내게 익숙하고 내가 좋아하는 바게트의 껍질맛이 났고 이걸 더 좋아하는구나를 알게 해 주었다.
같이 먹으며 비교되어 느낄 수 있었던 감각. 시간차를 두고 따로 한 가지씩을 맛봤다면 몰랐을 수도 있는. 같이 한 순간에 먹어 알게 된 것. 특별함과 익숙함. 접하기 어려운 것과 쉽게 사 먹을 수 있어 자주 먹어 본 것이 갖는 차이.
결국은 많이 먹어 익숙한 것이 내가 좋아하는 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내 입맛이 먹었던 습관에 길들여지는 것이라면. 자주 먹는 것에 길들여져 내 입맛이 형성된다. 입맛에도 습관과 반복이 영향을 미친다. 한편으론 무섭기도 하다. 내가 한 행동이 나를 만든다는 게. 먹는 것도 습관이고, 습관은 반복된 행동이고, 습관은 생각에 의해 변화되고 만들어지는 것.
내가 하는 생각이 중요하고 그 생각을 실천하는 삶이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들어 간다.
옳은 생각, 바른 생각 유지. 행동력, 실천력 있는 삶.
배고파 이른 시간에 빵을 많이 먹고 찍은 사진을 골라 올리고 거기에 일기처럼 글을 쓰다 알게 됐다. 좋아하는 맛의 형성은 습관에 있었고 습관은 하기 쉬운 환경과 생각에 영향을 받았다. 내가 생각하는 게 곧 내가 된다. 나의 생각을 크게 바른 방향으로 가져야 할 필요성을 아침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아침 글쓰기의 힘. 내가 쓰면서도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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