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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탸탸리코 Jul 25. 2023

나의 심장을 때린 영화 속 대사들

프랭키와 쟈니 그리고 제리 맥과이어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길 바란다.


나는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내 심장을 쥐어짤 정도로 슬프기도 배가 아플 정도로 웃게 하는 대사들이 종종 나온다

마치 뇌에 충전이라도 시키는 듯 생각날 때마다 돌려 보곤 한다.


내가 영화 보는 방식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영화관에 걸린 영화들은 혼자 가서 보는 걸 선호한다

영화를 다른 이들과 같이 보려면 날짜와 시간을 맞추기도 좌석을 고르는 것도 신중해야 하기에 혼자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좌석은 항상 중앙의 중앙을 고르는 편이다)

이미 개봉이 끝난 작품들은 ott를 통해 보곤 하는데 무언갈 보는 것을 워낙에 좋아하는 편이라 가능한 선에서 다양한 ott사이트를 이용한다

ott사이트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작품들은 네이버나 유튜브에서 구매 혹은 대여를 통해 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구하지 못한 영화들은 유튜브에 클립을 찾아보기도 한다


집에서 영화를 볼 땐 오히려 같이 보는 걸 좋아한다

항상 같이 보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언니와 친구 이렇게 셋이서 영화를 본다

(한 명이 더 추가될 때도 있지만 그 한 명은 지리적 거리가 있는 편이라 아쉽게도 자주는 못 본다)

셋이서 영화를 볼 땐 어렸을 때 봤던 애니메이션, 셋 중 한 명이 보지 못한 영화 혹은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영화를 찾아본다

셋이 영화를 볼 땐 사실 비판이 주목적이다

셋이서 볼 땐 이상하게도 이성이 주가 된다

'현실에서 저랬다간 신고감이다'

'저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기타 등등의 영화적 허용을 거절하는 편이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영화 보는 시간은 집에 있는 모든 사람과 동물이 잠에 들고 방에 불을 꺼둔 채 핸드폰으로 보는 걸 좋아한다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보게 되면 집중이 묘하게 되질 않아 자꾸 딴짓을 하게 된다

불이 다 꺼진 방에서 작은 화면으로 영화를 보면 답답하기보단 오히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마치 온전히 영화에만 집중을 할 수 있는 것 같은 기분 탓일 수도 있다


영화 한 편이 끝나면 바로 자기보단 다른 영화를 보거나 인상 깊었던 배우에 대해 찾아보고 잠에 든다

다음날 스케줄이 있냐 없냐에 따라 한편을 보고 바로 잘 수도 아니면 밤을 다보내고 오전 6시까지 영화만 보고 잘 때도 있다.


그리고 보통 혼자 영화를 볼 때 장면 장면 더 잘 기억이 난다

나를 계속해서 돌아오게 만드는 영화 속 대사를 소개해 볼까 한다.



프랭키와 쟈니(Frankie And Johnny) 1992년


알 파치노와 미셸 파이퍼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둘의 사랑이야기이다


'쟈니(알 파치노)는 복역을 마치고 나와 프랭키(미셸 파이퍼)가 일하는 음식점의 요리사로 일하게 된다, 쟈니는 프랭키를 보고 마음에 들어 적극적인 구애를 하지만 이미 남자에게 깊은 상처를 받았던 적이 있는 프랭키는 쟈니를 밀어내기만 한다'


마음을 줄듯 말 듯 좋아하는 듯 아닌듯한 프랭키는 쟈니와 하룻밤을 보내고 나서도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한다

쟈니는 이런 프랭키가 무엇에 두려워하는지, 왜 본인에게 마음을 온전히 열지 못하는지 답답해하기도 안타까워하다 둘은 결국 언쟁을 한다 

프랭키의 사연을 듣게 된 후의 대사이다.

(대사의 번역은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가져왔다)


쟈니: You don't have to be afraid anymore.

         이제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요.


프랭키: I am, I'm afraid. I'm afriad to be alone, I'm afriad not to be alone. I'm afriad of what I might become, what I might never become. I don't want to stay at my job for the rest of my life but I'm afriad to leave. And I'm just tired, you know, I'm just so tired of being afriad.

           하지만 난 무서워요. 혼자 있는 것도 같이 있는 것도 무섭고, 내가 이룬 것도 못 이룬 것도 두려워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도 평생 이 직장에 다니고 싶진 않지만 그만두기도 겁나요 그리고 두려움 속에 사는 데에도 질려 버렸어요 


여기서 프랭키의 대사는 상처를 받고 무기력하고 겁먹은 자신의 모습을 말하고 있다

혼자 있는 것도 무섭고 그렇다고 평생 혼자가 되는 것도 무섭고 이도저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본인의 모습에 지쳐있지만, 무언갈 할 수는 없는 상태에 대해 덜도 없고 더도 없이 말하고 있다


프랭키는 항상 본인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했는데 

쟈니의 끊임없는 구애가 그녀에겐 위에 나온 대사처럼 쟈니를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게 무서워 어쩌지 못하는 상태를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마치 속에 담아두었던 것을 속 시원하게 털어내는 장면이다


프랭키는 쟈니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하나도 없다 

쟈니를 받아줄 때도 본인의 마음을 전하기보단 칫솔을 권유한다

그런 프랭키가 본인의 가장 깊은 이야기를 할 땐 마치 쟈니에게 사랑을 말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엄청나게 빙- 돌리긴 했진 말이다)


쟈니에겐 사랑을 말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대사지만 평소에 용기를 잘 내지 못하는 나 자신이 투영이 된듯한 느낌에 참 좋아한다

나 말고도 뭔가를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공감이 되는 구절이 아닐까 싶다


프랭키가 용기 내어 본인의 마음을 얘기했듯이 나뿐만 아니라 용기를 내지 못하는 모든 이 언젠가 훌훌 털어버리고 일어날 수 있길 바란다.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 1997


유명한 스포츠 에이전시의 매니저인 제리(톰 크루즈)가 해고를 당하며 도로시(르네 젤위거)와 같이 회사를 이끌어 가며 생기는 일에 대한 내용이다


30대의 귀여운 톰 크루즈의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로맨스를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사실 그냥 톰 크루즈의 비주얼이 너무 좋기에 그냥 봐도 좋다)


이 영화는 예전부터 이름을 많이 듣긴 했었지만 막연하게 로맨스물이 아니라 엄청나게 무거운 영화라고 생각했다 

(영화 포스터조차 보지 않고 제목이랑 톰 크루즈가 주연이라는 소리만 듣고 오해한 듯하다)

영화는 젊은 톰 크루즈와 르네 젤위거의 미모 하나만 믿고 보기에도 충분하니 아직까지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꼭 꼭 꼭 보길 바란다


제리 맥과이어 하면 꼭 등장하는 명대사가 있다

바로 헤어진 도로시를 잡기 위해 제리가 와서 날린 대사인데 아마 미국 사람들은 바로 들으면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고 낯간지러운 대사이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사랑은!!' 하면 '돌아오는 거야!!!'가 생각나듯 말이다

(요즘 20대 초반들에겐 소라게로 유명하지만 천국의 계단은 아무래도 부메랑이 최고다)

 


제리: I love you. You.. complete me.

         당신을 사랑해. 당신은 내 반쪽이야


도로시: Shut up, Just shut up. You had me at 'Hello'.

            그만, 그만해요. '안녕'하던 순간 용서했어요.


영화를 보면 왜 그렇게 많이 화자가 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새로 차린 회사의 첫 쾌궈를 이루고 바로 도로시에게 돌아와 본인의 사랑은 말하는 대사인데 제리의 눈이 점차적으로 촉촉해지는 것이 마치 나도 같이 제리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저 주옥같은 대사들이 한국어로 잘 번역이 안된다는 점이다

내가 가져온 버전은 쿠팡플레이에 있는 번역본을 가져왔지만 다른 버전으로도 번역이 되기도 한다.

(당신이 나를 완성시켜로도 번역이 되는 듯하다)


하지만 내가 소개하고 싶은 대사는 도로시가 제리에게 헤어지자고 했던 장면이다

간단한 내용은 제리가 본인을 사랑하지 않다고 생각한 도로시는 서로를 위해 헤어지기로 결심한다


제리: I don't like to give up.

         포기하고 싶지 않아.

        ('나는 포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라고 번역하는 게 제리의 성격과 더 맞아 보인다)


도로시: Please. My need to make the best of things, and your need to be responsible...

             If we don't say something about it now, we could lose 10 years... being polite.

            제리 제발, 난 행복을 원했지만 당신은 책임만을 맡은 거예요..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눈치만 보다가 10년이 갈 거예요.

('모든 걸 최선을 다해야 하는 나의 성격, 그리고 당신의 책임감 강한 성격... 우리가 지금에라도 결정하지 않는다면, 우린 10년을 서로의 눈치만 보다가 잃어버릴 수도 있어요'라고 번역하는 건 어떨까 싶다)


도로시의 저 대사가 둘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어 버렸다

도로시는 담백하게 둘의 관계를 말하며 제리를 밀어내버리고 제리는 더 이상 도로시를 잡지 못한다


이 장면은 사실 난 간과하고 있었다

항상 제리 맥과이어를 생각하면 'You complete me'가 생각났기에 별생각 없이 지나가던 장면이었는데 유튜브로 제리맥과이어를 찾아보다 이 장면을 보고 이 장면을 왜 놓쳤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만 이렇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댓글을 보니 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영화를 보면서 받은 느낌이 '이 장면이 더 주옥같이 빛나는 장면이었구나' 했다

넘어지고 실패를 해도 포기하지 않는 제리의 성격이 잘 보이는 장면 중 하나였다


사실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톰 크루즈 때문이다

특히나 톰 쿠르즈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좋아하는데

(미션 임파서블 3에서 그가 눈물 흘리는 장면도 참 좋아한다)

이 배우가 눈물을 흘리는 연기는 마치 화면 너머의 나와 눈을 맞추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눈빛이 좋다

이 영화에서 톰 쿠르즈는 눈물을 훔치며 내 마음도 훔쳤다.


P.S. 영화 리뷰 아주 멋지고 야무지게 작성하고 싶었는데 말주변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 잘 전달하지 못했지만 영화는 꼭 봐주길 바란다 

'프랭키와 쟈니'는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구매 혹은 대여할 수 있으며, '제리 맥과이어'는 티빙과 쿠팡플레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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