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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정 Mar 23. 2024

마음을 담은 클래식

KT와 함께하는 예술의 전당


매달 네 번째 금요일  오전 11시, 예술의 전당이 기획 제작하는 음악회. Kt가 협찬한다.

KT심포니오케스트라와 최고의 연주자들이 협연하는 음악회다. 해설이 있어 더욱 즐겁다




어둡던 무대에 불이 켜지며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악기를 들고 나온다. 하프나 베이스, 팀파니 같은 큰 악기는 무대에 미리 놓여 있다. 단원들이 자리에 앉으면  퍼스트바이올린 수석인  악장이 무대로 걸어 나와 관객을 향해 인사를  하고 바로 돌아선다.


 악기 튜닝 시간이다. 물론 무대 뒤에서 연주자들은 악기를 충분히 튜닝하고 나올 것이다. 그러나 민감한 악기이니 넓은 공간인 무대에서 다시 한번 튜닝하는 것이다. 오보에 연주자가 A음을  불어주고, 그 음에 맞춰서 악장이 튜닝을 한 다음, 악장이 들려주는 라 음을 들으며  모든 악기들이 튜닝을 한다.


무대는 순식간에  현악기들과 목관 금관  악기들의 음 맞추는 소리로 소란스러워진다. 음악회  시작 전 이 소리는 시끄럽다기보다 정겹다. 마치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며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수런대는 소리 같다. 짧은 튜닝 시간은 끝나고 지휘자가 무대로 걸어 나온다.


 오늘은 여자경 지휘자다. 남성 독무대였던 지휘의 세계에 여성들이 많아졌다. 여자경 지휘자는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카리스마로 무대를 압도하는 실력 있는 여성지휘자이다. 그는 '오케스트라가 뽑은 지휘자 상'을 수상했고 세계 여러 콩쿠르에서 수상했다. 그가 지휘봉을 휘두르자 아름다운 화음의 심포니가 무대를, 연주장 안을 채운다. 수런거리던 생명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꽃을 피운 것 같다.


오늘의 첫 곡은 헨델의 '수상음악'이다. 헨델의 수상음악은 1717 년 조지 1세가  영국 템즈강에서  뱃놀이를 할  때 흥을 돋우기 위해  작곡한 야외음악이다. 배  위에 오른  50 명의 음악가가 왕의 배 주위에서  연주할 때 왕은 매우 흡족해했다고  한다. 음악에 취한 왕은 3번씩이나 연주하게 했다. 10시에 시작한 뱃놀이가 밤 2시에 끝났다고 하니 그날 연주자들은 녹초가 됐을 것 같다.


 오늘은  해밀턴  하티 버전으로  편곡된 곡이다. 금요일 오전, 예술의 전당을 찾은 우리는 뱃놀이하는 왕의 기분으로 음악을 즐겼다.


특히 마지막 곡은 미국 작곡가  코플랜드의 '로데오'이다. 작곡가 코플랜드는  1900년에 태어나 1990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레너드 번스타인의 스승이라고 한다. '로데오'는 제1곡 '카우보이의  축제', 제2곡 '목장의 녹턴', 제3곡  '토요일 밤의 왈츠 ' 제4곡  '호다운'으로 미국적 색채가  짙게 드러나며 즐겁고 유쾌한 음악이다. 제2곡은 무척 아름다운 곡인데 광활한 대자연이 펼쳐진 곳으로 빠져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앙코르곡은 미국 작곡가 앤더슨(Anderson)의 'Fiddle Faddle'이라는 곡이었는데   '하찮은 일로 대단히 법석대다, 쓸데없는 일을 부산스럽게 한다'는 뜻이라 한다. 무척 빠른 곡이었는데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손이 정말 정신없이 움직였다. 장난스럽고 유쾌한 곡이었다.


가까운  곳에서 점심을 먹고 바깥이 잘 보이는 통창 옆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꽃샘추위로 조금 쌀쌀한 날이었지만 봄날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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