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ia Rankine, 『Citizen』(3)
당신과 당신의 파트너는 영화 <우리가 사는 집>을 보러 간다. 당신은 친구에게 아이를 학교에서 데려와 달라고 부탁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전화가 울린다. 험악하게 생긴 흑인 남성이 당신과 자신의 집 사이를 왔다갔다하고 있는 걸 창문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당신의 이웃이 말한다. 남자가 앞뒤로 걸으며 혼잣말을 하고 있으며 정신이 나간 것 같다고 한다.
당신의 친구가—둘은 만난 적이 있다—아이를 봐주고 있다고 이웃에게 말한다. 그는 아니라고, 그가 아니라고 한다. 당신의 친구를 만난 적 있지만 그 친절한 청년이 아닙니다. 아무튼 경찰을 불렀다고 알려준다.
파트너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집 앞을 서성이는 남자가 있냐고 묻는다. 친구는 자신이 지금 밖에 서 있기에 누가 있다면 봤을 거라고 대답한다. 스피커폰을 통해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당신이 도착했을 때 당신의 친구는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네 대의 경찰차는 떠나고 없다. 이미 친구에게 사과를 마친 이웃은 이제 당신에게 사과한다. 이웃의 행동에 대해 약간의 책임감이 느껴져서 당신은 실수로 다음에는 통화가 하고 싶으면 뒷마당에서 하면 된다고 친구에게 말한다. 당신을 오랫동안 쳐다본 뒤 그는 어디서든 통화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물론이지, 당신이 말한다. 그럼, 당연하지.
당신이 무슨 상관이에요? 하고 낯선 이가 물으면 당신은 가만히 서서 그를 본다. 그는 방금 스타벅스에서 떠들썩하게 구는 청소년들을 니거라고 불렀다. 저기, 제가 여기에 있는데요, 하고 당신은 반응했다, 그가 뒤돌아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채.
그는 한 손에는 뚜껑 덮인 종이컵을 들고 다른 손에는 작은 종이 봉투를 들고 있다. 그냥 애들이잖아요. 왜 그래요, KKK단처럼 굴지 말고요, 하고 당신이 이야기한다.
또 그러네, 그가 대답한다.
주변 사람들은 이제는 스크린에서 눈을 떼고 있다. 청소년들도 일시 정지다. 당신은 그에게 또요? 하고 물으며 짜증이 비처럼 내리는 것을 느낀다. 맞아, 그리고 낯선 이의 비난을 되묻는 당신의 목소리가 원래는 당신의 파트너에게만 들려주던 목소리라는 점이 당신을 미소 짓게 한다.
어떤 남자가 지하철에서 그녀의 아들을 넘어뜨렸다. 당신의 몸이 움찔거리는 것을 느낀다. 애는 괜찮은데, 그 개새끼가 그냥 걸어가잖아. 그녀는 그의 팔을 붙잡아 사과하라고 했다고 한다: 아이를 보고 사과하라고 했어. 맞아, 그리고 당신은 그게 멈추기를 바란다, 바닥으로 밀쳐진 아이가 보이기를, 일으켜지기를, 그를 보지 못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어쩌면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빼고는 아무도 본 적 없는 그 사람이 그를 탁탁 털어주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건 내 뒤로 보디가드처럼 남자 몇 명이 모여 섰다는 거야, 그녀가 말한다, 새로이 찾은 삼촌이나 형제처럼.
새로 구한 상담사는 트라우마 상담 전문이다. 전화 너머로만 이야기해 보았다. 그녀의 집에는 옆 문이 있어 환자를 위한 뒷문으로 통한다. 골풀과 로즈마리로 둘러싸인 길을 따라 옆문에 도착하지만 문이 잠겨 있다.
앞문의 초인종은 작고 동그란 디스크형이고 당신은 그것을 꾹 누른다. 드디어 문이 열렸을 때 그곳에 선 여성은 외친다, 온 힘을 다해, 우리 집에서 나가세요! 내 앞마당에서 뭐 하는 짓이에요?
상처 입은 도베르만 핀셔나 저먼 셰퍼드가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만 같다. 당신은 뒤로 몇 발자국 물러서지만 약속을 잡았다고 겨우 이야기한다. 약속이 있다고? 그녀가 따진다. 그리고 멈춘다. 모든 것이 멈춘다. 아, 말하며, 이어서, 아, 맞네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정말, 정말 미안해요.
You and your partner go to see the film The House We Live In. You ask a friend to pick up your child from school. On your way home your phone rings. Your neighbor tells you he is standing at his window watching a menacing black guy casing both your homes. The guy is walking back and forth talking to himself and seems disturbed.
You tell your neighbor that your friend, whom he has met, is babysitting. He says, no, it’s not him. He’s met your friend and this isn’t that nice young man. Anyway, he wants you to know, he’s called the police.
Your partner calls your friend and asks him if there’s a guy walking back and forth in front of your home. Your friend says that if anyone were outside he would see him because he is standing outside. You hear the sirens through the speakerphone.
Your friend is speaking to your neighbor when you arrive home. The four police cars are gone. Your neighbor has apologized to your friend and is now apologizing to you. Feeling somewhat responsible for the actions of your neighbor, you clumsily tell your friend that the next time he wants to talk on the phone he should just go in the backyard. He looks at you a long minute before saying he can speak on the phone wherever he wants. Yes, of course, you say. Yes, of course.
When the stranger asks, Why do you care? you just stand there staring at him. He has just referred to the boisterous teenagers in Starbucks as niggers. Hey, I am standing right here, you responded, not necessarily expecting him to turn to you.
He is holding the lidded paper cup in one hand and a small paper bag in the other. They are just being kids. Come on, no need to get all KKK on them, you say.
Now there you go, he responds.
The people around you have turned away from their screens. The teenagers are on pause. There I go? you ask, feeling irritation begin to rain down. Yes, and something about hearing yourself repeating this stranger’s accusation in a voice usually reserved for your partner makes you smile.
A man knocked over her son in the subway. You feel your own body wince. He’s okay, but the son of a bitch kept walking. She says she grabbed the stranger’s arm and told him to apologize: I told him to look at the boy and apologize. Yes, and you want it to stop, you want the child pushed to the ground to be seen, to be helped to his feet, to be brushed off by the person that did not see him, has never seen him, has perhaps never seen anyone who is not a reflection of himself.
The beautiful thing is that a group of men began to stand behind me like a fleet of bodyguards, she says, like newly found uncles and brothers.
The new therapist specializes in trauma counseling. You have only ever spoken on the phone. Her house has a side gate that leads to a back entrance she uses for patients. You walk down a path bordered on both sides with deer grass and rosemary to the gate, which turns out to be locked.
At the front door the bell is a small round disc that you press firmly. When the door finally opens, the woman standing there yells, at the top of her lungs, Get away from my house! What are you doing in my yard?
It’s as if a wounded Doberman pinscher or a German shepherd has gained the power of speech. And though you back up a few steps, you manage to tell her you have an appointment. You have an appointment? she spits back. Then she pauses. Everything pauses. Oh, she says, followed by, oh, yes, that’s right. I am sorry.
I am so sorry, so, so so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