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매일 글쓰기 챌린지를 한지 일 년이 됐다.
티끌 모아 산이 된다고, 꾸역꾸역 써온 글들이 모여 시작한 - 아니, '벌려 놓은'이란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 매거진도 몇 개 되고 다음과 브런치 메인페이지, 틈에도 글이 소개된 적이 있으며 조회수 몇 만을 찍은 글들도 몇 개 된다. 그래봤자 금방 읽히고 잊히는 소소한 글들이지만 밋밋한 일상을 조금 더 신나고 빛나게 해주는 작은 선물 같은 순간들이다.
글을 꾸준히 쓰다 보면 내가 어떤 색채의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지, 어떤 화법을 즐겨 쓰는지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독자들이 어떤 종류의 글에 '좋아요'를 많이 달고, 어떤 주제의 매거진을 많이 구독하는지도 보이게 된다.
내가 여태 글을 쓰면서 나 자신에 대해 알게 된 건, 난 정보를 전달하는 글보단, 일기처럼 끄적거리는 글을 쓰는 걸 훨씬 더 즐긴다는 것이다. 정보의 흐름이나 문장 순서와 구조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부담 없는 글이라 편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독자들의 구독으로 이어지는 나의 글들은 이런 일상글보다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데이터를 마주하면서 난 선택의 길에 놓인다. 독자들이 더 잘 모이지만 쓰는 사람 입장에선 지루한 정보성 글을 주로 쓸 것이냐, 많이 읽히지는 않지만 내 마음, 내 기분 내키는 대로 아무 글이나 쓸 것이냐.
브런치를 통해 책도 출간하고 '대박'나는 작가님들을 보면 나 자신도 조금 더 전략적으로 글을 기획하고 발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브런치 글쓰기 창을 앞에 둘 때마다 그런 마음들을 다시 내려놓는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글쓰기로 성공하거나 작가로 이름을 날리려는, 그런 이유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굳이 매일 글을 쓰려는 이유는 글을 '잘' 쓰려는 것도, 구독자 수를 늘리려는 것도 아니다. 물론 이런 욕심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까지 나의 목표는 글을 '꾸준히' 쓰는 것이다.
스케치북을 펴놓고 자유롭게 이 그림 저 그림을 그리며 노는 아이처럼, 나 또한 이곳에 아무 부담 없이 이 글 저 글 써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