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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란아이 Apr 25. 2024

학교 가는 길


아침 일찍 아이들 학교를 데려다주기 위해 나섰다.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은 두 갈래인데 하나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루트고, 다른 하나는 산속을 돌아가는 루트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늘은 차에서 조금이라도 더 쉬라고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도심은 차가 많아서 오래 걸리고, 돌아가는 길은 조금 멀어서 오래 걸린다.


도착하는 시간은 비슷하다.


산새 소리가 나는 산은 아니지만 차도 없고, 한산해서 창문을 열었다.


아이들은 곤히 자느라 아무 말이 없다.


조용한 음악을 틀고, 더 조심히 운전을 했다.

산을 돌아가는 길이라 방지턱이 꽤나 많았다. 한 번 쉬어야 하는 코너에서는 조금 더 조심히 핸들을 꺾었다.

아이들이 조금 더 쉴 수 있도록 돌아가는가는 길을 선택했지만 사실 아이들이 도착하는 시간은 비슷하다. 내가 좋아서 이 길을 선택했다. 복잡한 일상에서 아주 잠시 쉬어가는 루트를 말이다.

창문을 닫았다 다시 열었다. 앞좌석에서 창문을 열면 뒷좌석에 바람이 세차게 부니 아주 조금만 열었다.  

비가 조금 오긴 했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좋았고, 아이들이 피곤한 시간에 곤하게 자고 있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꼈다.

조금 멀긴 하지만 돌아가는 길도 있구나. 생각했다.

돌아가다 보니 시내에서 느꼈던 바빴던 마음이 조금씩 누그러지는 것도 같다.

가끔은 조금 멀어도 돌아가는 것이 방법이다.

돌아가도 목적지가 같다면 도착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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