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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Jun 09. 2022

신, 위대하신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신이시여, 내가 믿는 분이 누구신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수천만 개 아니 이 세상에 태어났다 사라진

모든 생명체의 개수만큼

신의 존재를 믿습니다

가난의 신이시여

때론 길거리에 떠도는 큰 건물 뒤에 숨어

인간을 죽을 때까지 조종하는 전지전능을 보이사

하루에도 몇 번은 생의 의지와 싸우는 인간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어

혀에는 어제 먹은 음식의

재료가 그대로 인 채

인간은 또 신을 기다립니다

세상에 추앙할 것은 많다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고

보이는 것을 믿지 못합니다

영원할 것만 같던 신은 쓰러지고

새로운 신은 다시 쌀을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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