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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Jun 24. 2022

장마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뭐든 시작은 늘 중요합니다

잠시 그치더라도 온 땅을 충분히 적시고도 남을 양이 내릴 것을 믿습니다

이렇게 종일 내리면 보르도 어느 포도밭에도 비가 올까요

비를 피해 아니, 계절의 변화를 피하기 위해

오늘도 깊은 바다 위를 날아가는 철새의 발목에

장마를 묶어 보냅니다

펄럭펄럭 

우둥둥둥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몰라서

나를 흠뻑 적시고 떠난 장마의 안부는 묻지 않습니다

너는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아

온전히 내 그때의 감정으로 남아

당신 곁을 오래 적셔주길 

6월의 어느 흐린 날

나는 시를 써 장마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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