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우리가 걸어온 길 위에
우리가 보지 못하고 지나온 장면들이 있습니다
붉게 긁힌 자국으로
그날의 손등으로
당신의 머릿결을 스칩니다
얇은 머릿결의 무게는 손으로 떠받치기엔
어제 떠오른 우주선보다 무겁습니다
내 삶에 음가가 없어 무의식적으로
♪, # 을 마구 써내려 갑니다
시라는 우주 안에 필요한 것도, 필요 없는 것도 없습니다
오늘도 외로운 나는
머릿속에서 1376번째 우주선을 띄웁니다
감정은 3단 분리를 통해
완전한 무아로 지구 그리고 달 주변을 유영합니다
등록이 필요 없는 공간에서 최초로 나를 등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