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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Mar 22. 2023

시의 정령들에게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시의 정령들이 

내 귓가에서 윙윙거린다

니 머릿속은

시로 가득 차 있는데

왜 시를 외면하느냐고

나는 가끔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듣지도 보이지도 않는

시의 정령들에게

아주 간곡히 호소하는 바이다

사랑의 여운이

티끌만큼도 남지 않아

색안경을 벗어도

모두 검붉거나 검은 것을 알기에

잠드는 그 순간 찰나에 떠오른 시상들을

기록하지 않은 죄로

나는 완전히 시의 포로가 되어버렸다.

출처가 불분명한 나의 시가

이승을 떠나지 못한 

누군가의 절규로 들린다면

그 또한 완전히 내 것이라 하지 못하리라

미세한 것을 사랑하는 죄로

당신 또한 시의 정령으로부터 체포되었다.

오늘도 움직이는 것에는 고요를

멈춘 것에게는 역동을 주고 떠난

시의 정령들에게

시를 휘갈겨 나를 날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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