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원강 Mar 22. 2023

시의 정령들에게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시의 정령들이 

내 귓가에서 윙윙거린다

니 머릿속은

시로 가득 차 있는데

왜 시를 외면하느냐고

나는 가끔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듣지도 보이지도 않는

시의 정령들에게

아주 간곡히 호소하는 바이다

사랑의 여운이

티끌만큼도 남지 않아

색안경을 벗어도

모두 검붉거나 검은 것을 알기에

잠드는 그 순간 찰나에 떠오른 시상들을

기록하지 않은 죄로

나는 완전히 시의 포로가 되어버렸다.

출처가 불분명한 나의 시가

이승을 떠나지 못한 

누군가의 절규로 들린다면

그 또한 완전히 내 것이라 하지 못하리라

미세한 것을 사랑하는 죄로

당신 또한 시의 정령으로부터 체포되었다.

오늘도 움직이는 것에는 고요를

멈춘 것에게는 역동을 주고 떠난

시의 정령들에게

시를 휘갈겨 나를 날려 보낸다.

작가의 이전글 장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