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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례자 Nov 02. 2024

아름다운 싸움

아름다운 싸움


해 질 녘 먼 산

어스름이 눈에 가득합니다.

온 산을 빙 둘러 홍시빛으로

눈물겹습니다.


땅거미 지는 오솔길 

풀벌레 소리에 되살아나고

아무 걱정도 없이 걷는 이 흙길에

쑥부쟁이 구절초 해국이

무더기 무더기씩

깊고 깊은 그리움처럼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나뭇가지 위로 펼쳐진 하늘

마다 깊어져 갑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어차피 가야 할 인생길

서투른 말은 낙엽처럼 모두 떨구고

가만가만 다가가 야윈 등 다독거리며

이 땅에서 아름다운 싸움을

살아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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