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일전만해도 느껴보지 못했던 경험이다. 착륙을 알리는 캡틴콜 이후 비행기는 랜딩 기어를 내리고 착륙 준비 중이다. 약간의 기체 흔들림에도 온 몸이 반응을 한다. 제주항공 사고가 난지 하루가 지났다. 바로 출국이다.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 만큼이나 걱정스럽다.
기내 승무원들의 웃음도 왠지 오늘은 낯설다. 언제든 나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터. 지금껏 몇 번의 터뷸런스, 꽤나 심각했던 상화도 있었지만 다행히 무사히 이륙과 착륙을 하면서 여행을 해왔다.
비행기 창 밖으로 펼쳐진 하늘 길. 그동안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낯선 풍경이다. 나의 비행 시간은 얼마나되려나.
출국 전 대기실에서 여행자보험을 들며 나도 모르게 보험 내역을 살핀다. 사망, 상해... 1억.